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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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불확실성에… 비트코인 하락 [코인 브리핑]

비트코인 가격이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 사이에서 널뛰고 있다. 친가상자산 공약을 내건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공식 인증에 힘입어 지난 6일 밤 10만달러를 회복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9만5000달러선까지 내려섰다.

 

8일 가상자산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10만달러선을 유지했으나 이날 오후 4시 현재 9만5230달러를 기록하며 전날 같은 시간 대비 6.4%나 떨어졌다. 비트코인이 9만5000달러선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2일 이후 6일 만이다. 이더리움(-9.9%)과 리플(-7.1%), 솔라나(-10.4%) 등 다른 주요 가상자산도 전날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재촉발 우려로 미국 국채금리가 폭등하면서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시황판에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1억4300만원대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고, 경제 호조에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도 덩달아 커지면서 가상자산 가격을 끌어내렸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구인 건수는 810만건으로 지난 5월(823만명)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역시 54.1을 기록하며 예상치(53.3)를 웃돌았고, 서비스업 물가지수는 전달 58.2에서 64.4로 급등했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685%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국채 금리 상승은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공산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금리 인하로 위험자산에 대한 유동성이 유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이미 과매수 수준에 진입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의 창립자 케이티 스톡턴은 “비트코인은 단기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매도세가 가파르면 25%까지 떨어진 7만3800달러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