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또 하나의 구조대원이죠.”
이민균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훈련관은 8일 119구조견을 이같이 소개했다. 119구조견은 인간보다 50배 뛰어난 청각과 1만배에 달하는 후각을 바탕으로 구조대원이 가기 어려운 지역까지 진입해 증거물을 탐색하고 인명을 수색한다. 199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후 지금까지 8887건 현장에 투입돼 613명(생존 257명, 사망 356명)을 구조해냈다. 지난해에도 688회 출동해 27명을 구조하는 성과를 냈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운용 중인 119구조견은 총 37두다. 일반 119구조견 33두, 특수목적견은 4두다. 특수목적견 중 화재탐지견 2두(가호, 하나)가 119구조견교육대, 수난탐지견 2두(파도, 규리)는 충청·강원 119특수구조대에 소속돼 있다. 말 그대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소방대원들이다. 지난해 6월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화재 현장에서도 화재탐지견 가호와 하나가 마지막 실종자를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화재현장이 전소한 상황에서 투입된 지 1시간여 만에 실종자(소사체)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다.
이 훈련관은 “화재탐지견은 사람의 머리카락이 탄 냄새를 맡고 실종자 위치를 찾아낸다”며 “화성 화재현장에서 가호와 하나 모두 실종자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준 덕분에 30∼40분 만에 찾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19구조견은 2년간의 혹독한 훈련을 거쳐 양성된다. 중앙119구조본부 119구조견교육대에서 현지적응훈련, 항공기 적응훈련, 양성훈련(구조훈련, 탐지훈련) 등을 통해 재난현장 수색·종합전술 능력을 기른다. 이후 공인인증평가를 통과하면 비로소 119구조견이 돼 8∼10년간 각종 재난현장을 누빈다. 이 훈련관은 “119구조견은 재난현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면서 “평생 헌신한 119구조견들이 은퇴한 뒤 일반가정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성호선 중앙119구조본부장은 “복잡하고 다양한 재난환경에서 119구조견의 활약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각종 인명검색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119구조견을 안정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