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 의회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최근 한국의 정치적 혼란 국면에도 정부가 경제와 산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 해소를 요구하는 경우와 관련해 천연가스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부터 방미 중인 안 장관은 9일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개최한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국내 정치적 상황과 대외 신인도에 대한 우려가 많은 상황에서 금번 방미 과정의 모든 면담에서 우리 정부가 국내 경제·산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강조해 미국 주요 인사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계엄 및 탄핵 사태 이후 미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다.
안 장관은 방미 기간 연방 상하원에서 통상·세제 업무를 관할하는 의원들과 한국 기업들이 투자한 지역의 의원들을 만나 양국 산업·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상원 재무위원회 소속 토드 영(공화·인디애나)·라파엘 워녹(민주·조지아)·마샤 블랙번(공화·테네시) 상원의원, 하원 세출·세입위원회 소속 캐롤 밀러(공화·웨스트버지니아)·미셸 피쉬바흐(공화·미네소타) 하원의원 등이다.
안 장관은 면담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 정책을 믿고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미국 정부의 지원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그간 미국의 산업·통상 정책에 부응해 우리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늘린 결과 양국의 공급망 연계가 보다 강화돼 우리 대미 투자 기업들에 대한 안정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는 게 우호적인 사업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또 미국 조선업 강화를 위해 이른바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을 공동 발의한 토드 영 상원의원을 만나 양국 조선 협력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조선산업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설명하고 향후 미국의 관련 법안과 정책 형성 과정에서 지속 소통하며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영 의원 및 싱크탱크 전문가와의 면담에서 한국 조선업의 역량을 소개하고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상당히 전격적인 방안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한·미 간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미국 시민이 허가 없이 외국 정부와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로건법 등 미국 법규 때문에 이번 방미 기간에 트럼프 당선인 측은 만나지 못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적 관세 공약 등 통상 압박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또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 개선을 요구할 것에 대비해 트럼프 1기 때처럼 천연가스를 비롯한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차원에서는 미국 내 생산을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