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나라 중국, 쩨쩨한 중국인(김영수, 바틀비, 1만9800원)=30년 넘게 중국 고전을 연구한 인문학자가 150번 넘게 중국을 탐방하며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실마리를 다층적으로 찾아낸 결과물이다. 저자는 역사, 문화,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핵심 이슈를 설명하고 현대 중국 사회뿐 아니라 중국인의 심층 심리와 그 밑바탕을 이룬 문화적 뿌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제시한다. 중국 신화부터 지리적 특성과 역사, 고전을 다루는가 하면, 중국에서 사업하거나 여행할 때 알아두면 좋은 내용도 아우른다.

나의 폴라 일지(김금희, 한겨레출판사, 1만8500원)=소설가 김금희가 특별 취재기자 자격으로 지난해 2월부터 한 달가량 남극 기지에 체류한 경험을 담은 산문집이다. 작가는 오래전부터 ‘남극에 없는 것들’에 강하게 끌려 그곳에 가고 싶었다고 한다. 지폐가 없고, 사람이 거의 없으며, 인위적인 국경이나 경계선이 없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과학기지 대원들의 일상, 활보하는 펭귄과 물개, 아침이 되면 기지 앞에 몰려오는 거대한 유빙, 기지 주변 곳곳에서 보이는 죽은 동물의 뼈 등 남극의 모습을 작가 특유의 경쾌한 문체로 그려낸다. 화가 곽명주의 삽화가 곳곳에 실려 이해를 쉽게 했고, 책 말미에는 저자와 극지연구소 연구원들이 찍은 사진이 실려 현장감을 더한다.

수학의 발견 수학의 발명(앤 루니, 최소영 번역, 안계영 감수, 베누스, 1만8500원)=세상을 설명하는 수학 이야기 26가지가 담겼다. 수학이 과연 발견된 것인지 발명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수학의 본질을 탐구한다. 수학 역사와 철학을 넘나들며, 수학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가 되는지 다양한 예시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학적 개념들을 설명한다. 바빌로니아인의 60진법과 같은 고대 수 체계에서부터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모델링을 통한 팬데믹 확산 분석, 외계 생명체와의 교신 가능성, 생일 역설 등을 소재로 수학이 우리가 사는 세상과 우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수학이 계산을 넘어 삶의 여러 영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통계 신뢰성 문제와 같은 사회적 이슈도 다뤄 숫자가 전하는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힘의 중요성도 일깨워준다.

한 번만 읽으면 여한이 없을 한비자(김영수 편저, 창해, 1만8000원)=중국 전국 시대 철학자 한비자 등이 쓴 책으로 법가 사상을 집대성하고 있다. 독립된 짧은 논문 같은 형식으로 55편 모두 나름 독립된 주제와 그 주제를 예시하는 사례나 우화들로 구성돼 있다. 한 인간의 언행에 내재된 속내, 즉 내심과 내면의 정신세계를 한비자만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통찰한 사상가도 없다. 이런 한비자의 통찰력은 많은 사람과 관계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영감 내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춰 개인 관계의 속성과 그 이면에 담긴 본질, 나아가 살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들을 탐구한다.

사람의 향기(조윤제, 유노북스, 2만2000원)=유교 경전인 ‘사서삼경’ 속에 담긴 통찰을 바탕으로 삶에서 균형을 찾고 품격을 기를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저자는 ‘바탕이 겉모습을 넘어서면 거칠어지고, 겉모습이 바탕을 넘어서면 형식적인 것이 된다’는 ‘논어’의 구절을 내세워 내면과 외면의 조화로운 다스림을 강조한다. ‘멈출 줄 안 후에야 고요해질 수 있고, 고요해진 후에야 생각할 수 있다’는 ‘대학’의 가르침은 현대인에게 신중한 태도와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일깨운다고 말한다. 단순히 고전의 지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시니어를 위한 스마트폰 활용 with 챗GPT(곽민철·정희철, 생능북스, 1만9800원)=자고 일어나면 무언가 바뀌어 있는 정보기술(IT) 세상이다. 삶은 편리하게 바뀌었지만 우리 사회 시니어들은 디지털 세상이 복잡하고 어렵기만 하다. 책은 스마트폰 사용이 서투른 것은 물론이고, 가게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법을 몰라 뒷사람의 ‘눈치’가 보여서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험이 있는 시니어를 위한 책이다.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기본적인 방법부터 일상에서 실질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아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