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는 척하기/ 박정석/ 반석북스/ 1만3000원
저자가 30여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며 직접 겪고 공부한 일본에 대해 다양한 잡학과 역사적 사실들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책에 따르면, 일본에서 인분을 비료로 쓰기 시작한 건 전국시대 때부터다. 당시 부자들의 배설물은 값비싸게 거래됐다. 부자들은 좋은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인분도 기름질 것이고 이는 농작물에 좋은 비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국시대 때 소득 증대를 위해 산야를 전답으로 개발하는 일이 활발했는데 풀로 만든 비료만으로는 비료가 부족하여 인분을 비료로 이용하자는 제안이 제기됐고, 긴 전쟁으로 인분 시장은 에도시대에 이르러서야 정착됐다.

일본인들은 ‘스미마센’을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한다. 우리는 스미마센을 보통 ‘미안하다’는 뜻의 사과 의미로만 아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일본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스미마센은 사과뿐 아니라 친절, 세심한 배려의 뜻으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표현이다.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의 정상은 국유지가 아니라 사유지라는 것도 흥미롭다. 후지산 정상을 센겐진자의 사유지로 증여한 것이라 한다.
일본 천황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인들이 신(神)으로만 알고 있던 천황이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에 의해 ‘인간 선언’을 강요받은 사건을 통해 천황의 위상과 일본 역사에서의 의미를 재조명하게 된다.
‘일본 들여다보기’가 부제인 이 책은 일본과 관련해 조금이나마 지적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알아두면 좋은 상식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저자는 “한·일 관계는 아픔도 있었지만, 서로가 자극을 받으며 발전한, 서로 꼭 필요한 이웃이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며 “한·일 관계를 이해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양국 관계를 풀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