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삶을 위한 동양사상 강의/성태용/북튜브/2만2000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한자나 한문 공부의 필요성은 잘 느끼지 못하는 게 한국인이다. 우리의 심성 저류에 흐르는 것은 동양사상이지만, 정작 서양 문화를 흡수하는 데만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가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남의 것을 받아들이는 게 가능할까. 우리 사회가 급격한 서구화를 겪으면서 사회구조부터 개개인의 생활양식까지 동양적인 것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지만, 좋든 나쁘든 과거에 우리의 정신세계는 동양적인 가치관의 영향 아래 있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가치관이나 사회통념에도 동양적인 사유가 여전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 자신과 이웃, 우리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교양이 바로 동양사상인 셈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면서 불교도로서 재가불자 운동에 힘썼고, EBS의 ‘주역’ 강의를 통해 주역의 대중화에도 기여한 바 있다. 이 책에서는 인도와 중국의 사상을 넘나들고 때로는 서양철학까지 참조하면서 동양사상 전반의 지도를 그려주고 있다.

넒은 범위의 사유를 다루고 있지만,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일관적인 관점은 ‘사상과 토양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동양사상을 ‘과학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구태의연한 사상’이라고 치부하는 것이나 ‘비인간적인 서양의 가치관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칭송하는 것도 위험하다. 오랜 기간 우리의 사유와 심성을 만들어 온 사상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사상을 지금 현재 상황에 바로 적용하겠다고 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