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 대기 중이던 에어부산 항공기의 화재 발생 원인으로 승객이 소지한 보조 배터리가 추정되는 가운데, 최근 국내외에서 항공기 내 배터리 관련 화재 사고가 급증하는 추세다.

부산=뉴스1
30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 발생한 항공기 내부 배터리 관련 화재 사고는 13건에 달한다. 2023년에만 6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이동 중이던 에어부산 BX142편 내부에서 보조 배터리에서 비롯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승무원이 소화기로 연기를 진압했지만 보조 배터리를 들고 있던 승객은 손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선 지난해 1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 중이던 싱가포르행 스쿠트항공 여객기에서 보조 배터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불이 좌석에 옮겨붙으면서 항공기 출발이 지연됐다.
미국에선 평균 2주에 한 번 정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한다. 미 CBS방송은 지난달 18일 연방항공청(FAA)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배터리 관련 32건의 항공기 사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FAA에 따르면 2006년부터 발생한 리튬 배터리 관련 항공기 사고 504건 중 206건은 충전식 배터리에서 발생했다. 104건은 전자담배, 68건은 휴대폰과 연관된 사고였다.

이번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김해공항에서 경찰·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화재 합동 감식을 위한 사전 회의를 열고, 조사 진행 방향 등을 논의했다. 항공기 제작·설계 국가에서 사고 조사에 참여한다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라 이날 오후 프랑스 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 10여명이 김해공항에 도착해 조사에 합류했다. 28일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BX391편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가 제작한 항공기다. 사고조사위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 파악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