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세 번째 맞는 설 명절을 구치소에서 보냈다. 윤 대통령의 참모진 등 여권 인사들은 연휴 직후 면회를 추진하고 있다.

30일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은 윤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법무부에 접견 신청을 했다. 법무부는 내부 심의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가 끝나는 대로 하루 한 차례로 제한된 접견 규정에 따라 정 실장을 비롯한 최소 인원만 동행할 예정이다.
윤석열정부 초기 멤버인 김대기·이관섭 전 비서실장과 전직 수석비서관 등도 면회를 추진하고 있다. 전직 참모들은 현직 참모들이 먼저 면회한 뒤 별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권 관계자 등도 윤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다. 윤상현 의원은 설 당일 구치소 앞을 찾기도 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의 경우 건강상의 이유와 정치적 논란을 우려해 당분간 면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는 윤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지지자 수백명이 모여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구치소를 향해 태극기와 성조기, ‘부정선거 OUT’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대통령 석방’을 외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내려졌던 접견 금지 조치를 지난 24일 해제했다. 하지만 공휴일에는 접견이 제한돼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6일간의 설 명절 연휴 동안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 외 별도의 외부 접촉 없이 구치소에서 성경책을 읽으며 일과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 평 남짓한 독방에 머무는 윤 대통령은 설 전날 아침 구치소 식단인 떡국과 김자반, 배추김치 등으로 식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연휴 동안 변호인단과 함께 내란 혐의 형사재판과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변호인단은 연휴 이후 법원에 보석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김 여사가 “극우는 미쳤다”고 발언한 과거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민주당 노종면 의원실은 2022년 9월13일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건네받은 날 찍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에서 김 여사는 최 목사에게 “극우나 극좌는 없어져야 된다. 그들이 나라를 망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양숙·김정숙 여사를 만난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영부인으로서 당연히 모시고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극우들은 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