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35) 씨는 대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늦은 저녁까지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그는 최근 들어 잦은 피로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커피를 몇 잔씩 마셔도 졸음이 쏟아졌고, 가끔 이유 없이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는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지만,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의사로부터 비타민 D 수치가 너무 낮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 김 씨는 "의사의 권유대로 비타민 D 보충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며 "몇 주 후 피로감이 줄어들고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나는 날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종합 비타민제는 이제 필수품이 되었고, 오메가3부터 칼슘제까지 다양한 영양제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한국인에게 공통적으로 가장 부족한 영양소가 있다. 바로 ‘비타민 D’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87%, 여성의 93%가 비타민 D 부족 상태다. 많은 의사들이 "여러 영양제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비타민 D를 고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영양소다. 겨울철에는 햇볕을 통한 비타민 D 합성이 더욱 어려워진다.
비타민 D를 어떻게 보충해야 할까. 비타민 D를 섭취하려면 지방이 많은 생선을 추천한다. 연어, 참치, 고등어가 대표적인 공급원이며, 쇠고기 간, 치즈, 달걀 노른자에도 소량 포함되어 있다. 또한, 버섯도 비타민 D를 함유하고 있으며, 자외선에 노출시키면 함량이 증가한다.
비타민 D가 강화된 식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유, 시리얼, 오렌지 주스, 요거트, 마가린, 두유 등에 비타민 D를 첨가한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우리 몸은 피부가 햇볕에 노출될 때 비타민 D를 생성하지만, 실내 생활이 많아지고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면서 햇볕을 통한 비타민 D 합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으로는 비타민 D를 합성할 수 없으며, 자외선 차단제는 비타민 D 생산을 최대 97%까지 억제한다. 피부암 예방을 위해 과도한 햇볕 노출을 피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들은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돕고, 뼈 건강을 유지하는 필수 영양소다. 부족하면 뼈가 약해지고 쉽게 부러지며, 어린이는 구루병, 성인은 골연화증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근육 기능 유지에도 필요하며, 면역 체계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싸울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년층에서는 비타민 D와 칼슘이 골다공증 예방에 필수적이다.
비타민 D는 다양한 질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고혈압, 다발성 경화증 등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충분한 칼슘과 비타민 D를 섭취하지 않으면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하며, 보충제를 통해 골 손실 및 골절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비타민 D가 결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비타민 D가 면역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만성 비염과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주대병원 박도양 이비인후과 교수팀과 한림대 박상철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해 만성 비염과 비타민 D 결핍 간의 연관성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 만성 비염 환자의 평균 비타민 D 수치는 17.73ng/mL로, 비염이 없는 사람(18.19ng/mL)보다 낮았다. 특히 비타민 D 결핍이 있으면 만성 비염 위험이 약 2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타민 D는 뼈 건강뿐만 아니라 면역 기능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염증을 완화하고, 부족할 경우 자율 신경계 기능이 약화되어 만성 비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년, 노년층의 약 70%가 비타민 D 결핍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타민 D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박 교수는 "만성 비염 환자, 특히 중년 이상 연령층은 정기적으로 비타민 D 수치를 확인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햇빛 노출 시간을 늘리거나,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결핍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비타민 D 결핍을 예방하기 위해선 햇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5~3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거나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경우 식품과 보충제를 통해 충분한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비타민 D는 뼈 건강부터 면역력 강화, 질병 예방까지 광범위한 역할을 하는 중요한 영양소다. 한국인은 비타민 D 부족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꾸준한 햇빛 노출과 식이 조절, 필요한 경우 보충제 섭취를 통해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