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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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은 짜장면이 비싸다고 하셨어… 김도, 고추장도… [수민이가 궁금해요]

기사입력 2025-02-02 06:46:15
기사수정 2025-02-02 12: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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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보다 더 오른 물가”…먹거리 가격 뛰고, 서민 허리는 휜다
업계 관계자 “대내외 불안정성으로 원자잿값 오르는 추세
근로소득·물가상승률 격차 금융위기 후 최대폭 ‘마이너스’”

올해도 먹거리 가격 인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업체들이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와 정부는 어수선한 탄핵정국과 조기대선 가능성 속에서 물가관리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짜장면(왼쪽부터), 김, 고추장. 게티이미지뱅크·연합뉴스

2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과 경기도 내 420개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39개 생활필수품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 상승했다.

 

총 19개 품목의 가격이 평균 4.1% 올랐는데, 이 중 맛김(23.6%), 고추장(9.9%), 간장(7.9%), 참기름(7.2%), 케첩(6.4%) 등의 오름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맛김 가격은 작년 상반기까지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원재료인 김 원초 가격이 기후 변화 등으로 급등하면서 작년 6월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동원F&B의 '양반 좋은 원초에 그윽하고 향긋한 들기름김&올리브김' 가격은 28.7%, 풀무원의 '들기름을 섞어 바삭바삭 고소하게 구워낸 파래김'은 19.2% 각각 올랐다.

 

센터는 “수산업관측센터 자료를 보면 작년 12월 김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고, 올해 생산량도 예년보다 늘 것으로 예측돼 맛김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센터는 또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지난해 참기름 가격을 10% 이상 올렸는데 최근 참깨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가격 인하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정부 차원의 중장기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나 아직 명확한 방안이 없고 연초부터 급격한 환율 상승 등으로 생필품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물가도 줄줄이 올랐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음식점에 메뉴 가격이 표시돼 있다. 뉴스1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지역의 7개 외식 메뉴 가격은 10년 전인 2014년 12월보다 평균 40.2% 올랐다.

 

짜장면 가격은 4500원에서 7423원으로 65.0%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냉면 가격 역시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50% 뛰었고, 김치 찌개백반과 칼국수도 44.4%의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이 밖에 비빔밥은 423.%, 삼겹살은 39.5%로 각각 올랐다.

 

먹거리 물가 인상 기조는 설 연휴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탄핵 국면이 정리되지 않아 대내외 불안정성이 계속되면서 원자잿값도 오르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이 유지된다면 업계에서도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편 근로자 월급 상승세가 2년 연속 둔화한 반면 소비자 물가는 ‘고공행진’ 하면서 근로 소득과 물가의 상승률 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근로소득 천분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집계된 2023년(귀속연도) 1인당 평균 근로소득(총급여 기준)은 4332만원이었다. 4213만원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2.8% 증가했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2021년 5.1%까지 확대됐다가 2022년(4.7%)에 이어 2023년까지 2년 연속 둔화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