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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돌풍’ 일으킨 中 젊은 천재들…95년생 ‘AI 신동’ 누구?

기사입력 2025-02-01 17:19:00
기사수정 2025-02-01 16: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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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 Seek, 深度求索)가 선보인 새 AI 모델이 실리콘밸리 빅테크들보다 훨씬 적은 개발비로 그에 필적하는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딥시크의 주요 개발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뤄푸리. 웨이보 갈무리

딥시크는 미국 대표 AI 기업인 오픈AI(1200명) 연구 인력의 9분의 1 수준인 139명의 연구 인력으로 설립 2년도 안 돼 성과를 냈는데, 그 뒤에는 2030세대 젊은 엔지니어들이 포진해 있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중앙TV(CCTV) 산하 영어방송 CGTN 등에 따르면 딥시크의 최신 AI모델 딥시크-V3의 경우,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梁文鋒)을 비롯한 중국인 연구자·엔지니어 150명과 데이터 자동화 연구팀 31명이 개발했다.

 

량원펑(40)은 2002년 17세 나이로 저장대에 입학해 전자정보공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통계나 알고리즘을 이용해 투자하는 퀀트 펀드에 큰 관심을 가졌고, 이때부터 AI를 이용한 주가 변동 패턴을 분석해 투자에 적극 활용했다. 이 투자기법으로 2013년부터 량원펑은 여러 펀드를 설립해 수익을 올렸고, 상당한 부를 이뤘다.

 

량원펑은 딥시크 설립에 중국 내 젊은 AI 천재들을 기업 인재로 적극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칭화대와 베이징대 등 주요 대학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채용하며 뛰어난 연구원에게 130만달러(약 19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직원 수는 약 150명 수준이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그는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초반이나 경력이 짧은 신입 AI 전문가들로 팀을 꾸려 딥시크를 개발했다. 실제 R1모델에 대한 논문에는 약 200여명의 젊은 중국 과학 인재들이 공동 저술자로 나왔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중국에서 ‘AI 신동’으로 칭송받는 뤄푸리(羅福莉·30)다.

 

뤄푸리는 2015년 베이징사범대학 전자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전자학과보다 컴퓨터학과의 미래가 밝고 석사 진학의 길도 넓다”는 교수의 조언에 컴퓨터학과로 전과했다.

 

3학년 때는 베이징대 AI 연구소에서 인턴을 했다. 학부 졸업 후엔 인간의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하도록 하는 ‘자연어 처리(NLP)‘’ 분야 연구 기관인 베이징대 컴퓨터언어학 연구소에 합격해 석사과정을 밟았다. 연구소에서 공부한 마지막 해인 2019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NLP 학술 대회인 ACL(전산언어학회)에서 논문 여덟 편을 발표했다.

 

뤄푸리는 2019년 석사 학위를 받자마자 중국 대표 테크 기업 알리바바 산하의 AI 연구·개발 부문인 다모(DAMO) 아카데미에 합류해 다국어 사전 학습 AI 모델 VECO 개발에 참여했고, 알리바바의 첫 거대 언어 모델(LLM) 앨리스마인드 개발 때 일부 프로젝트의 리더를 맡았다.

 

2022년에는 딥시크 모태 기업 ‘환팡량화’에 합류했다. 그는 딥시크 AI 생성형 모델이 고성능을 내는 비결 중 하나인 ‘전문가 혼합(MoE·질문 따라 맞춤 데이터 이용)’ 기법을 초기에 도입한 V2 모델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뤄푸리는 지난해 12월 샤오미 창업자이자 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레이쥔으로부터 연 1000만위안(약 20억원)이 넘는 연봉을 제안받았으나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