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련된 내시경 담당 의사 수준의 경험을 가진 인공지능(AI).”
지난달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이항재(사진) 아이넥스코퍼레이션 대표는 자사의 제품 ‘에나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에나드는 아이넥스코퍼레이션의 주력 상품으로, 의료진의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보조하는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숙련된 의사급’이라는 에나드의 역량은 수년간 학습한 2만개 이상의 대장 병변 데이터, 1500개 이상의 위 병변 데이터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이 대표는 “휴일을 고려할 경우 한국 의사 1명이 1년간 경험할 수 있는 병변이 1000개 정도”라며 “즉 굉장히 숙련된 의사 정도의 내시경 경험을 에나드가 학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에나드의 존재는 의사에게는 편리함을, 환자에게는 높은 정확도와 질병 발견율을 보장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내시경을 집어넣는 동시에 화면을 보고 용종 등 병변 유무를 파악하는 경우 병변이 있더라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에나드를 사용할 경우 내시경 화면에 실시간으로 병변 의심 부분을 의사에게 보여줘 병변을 놓칠 확률이 낮아진다고 한다.
이 대표는 “에나드는 의사에게 일종의 ‘내비게이션’ 같은 역할을 한다. 기계라 인간처럼 컨디션 난조도 없다”며 “내시경 중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부분을 잡아주면 의사가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 정확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의료기기 3등급 허가를 받아 병변 유무를 진단하는 단계까지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편리한 UX(사용자 경험)와 뛰어난 성능 덕에 외국 등의 다른 제품과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에나드 설치 뒤 의사가 할 일은 단지 기계의 전원을 켜고 끄는 일뿐이고 나머지는 모든 게 자동으로 이뤄진다.
현재 에나드를 도입한 국내 병원은 대형 종합병원 및 내시경 전문병원 등을 포함해 60곳에 달한다. 처음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던 의사들도 한 번 이용한 뒤로는 구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해외 진출도 본격화해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병원에 에나드 판매에 성공했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에나드의 성공이 대장암과 위암 발병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라 자신했다. 조그만 징후까지 포착해 초기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회사 이름이 ‘새로운 의료경험을 위한 AI’를 뜻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돕는 솔루션을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