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스노보드의 기대주 최가온(17·세화여고)은 한참 기세를 올리던 지난해 1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스위스 월드컵 때 허리를 크게 다쳐 현지에서 수술받아야 했다.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 스키-스노보드팀 소속 최가온의 수술비를 전액 후원했다. 이에 힘입어 최가온은 1년 재활을 거쳐 올 초 스위스 월드컵을 통해 복귀했다.

시련을 이겨낸 최가온이 2일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2024∼2025 FIS 스노보드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88.75점을 받아 은메달을 따냈다. 이틀 전 예선 3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라 순위를 한 계단 높였다. 우승은 2018 평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챔피언인 교포선수 클로이 김(미국·91.75점)이 차지했고, 예선 2위였던 시미즈 사라(일본·85.25점)가 동메달을 가져갔다.
2023년 12월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은 지난달 스위스 월드컵 동메달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월드컵 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부상 복귀 후 출전한 두 차례 월드컵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수확하고 지난달 말 엑스(X) 게임 4위에 오르는 등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메달을 기대하게 했다.
최가온은 “X게임 때 손을 다쳐 월드컵을 준비하는 훈련을 많이 할 수 없어 속상했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스스로 한계를 또 한 번 뛰어넘은 것 같아 행복하다”며 “이번 경험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