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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정말 큰일”…20·30대男, 2명중 1명 ‘이것’, 女 20.5% 뭐길래? [건강+]

기사입력 2025-02-02 21:00:00
기사수정 2025-02-02 20: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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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남성 절반이 ‘비만’…“당뇨·고혈압 전 단계 비율도 높아”

직장인 김모(32) 씨는 IT회사에서 근무한다. 하루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내며, 업무가 끝난 후에는 친구들과 자주 회식을 갖는다. 그의 하루 식습관은 아침을 거르고 점심은 회사 근처에서 간편하게 해결하며, 저녁은 잦은 야식과 음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 결과 그의 체질량지수(BMI) 는 27로 비만 범주에 속했다.

 

혈당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당뇨 전 단계(공복혈당 110mg/dL 이상) 로 나타났으며, 혈압 역시 고혈압 전 단계(130/85mmHg 이상) 에 해당했다. 의사는 그에게 체중 감량과 생활습관 개선을 권고했다. 야식과 음주 줄이기, 규칙적인 운동, 식이 조절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받았지만 바쁜 업무와 회식 문화 때문에 쉽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30대 남성 2명 중 1명은 비만이며, 약 30%는 당뇨 전 단계 또는 고혈압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량에 성공하기 위해선 생활습관 개선 등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쉽게 실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30 한국 성인의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의 유병률과 비만의 위험 요인에 대한 연구'가 공개됐다.

 

해당 연구는 원광대산본병원의 김승희 교수가 주도했으며,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1년) 자료를 기반으로 1939세 젊은 성인 3609명(남성 1646명·여성 1963명)의 비만율과 동반 질환 유병률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남성 1646명 중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비만 유병률은 45.4%에 달했다. 당뇨 전 단계 비율은 29.2%, 고혈압 전 단계 비율은 31.1%로 나타났다. 여성 1963명의 경우 비만 유병률은 20.5%, 당뇨 전 단계 17.7%, 고혈압 전 단계 12.5%로 남성보다 낮았다.

 

국내 젊은 성인의 비만은 낮은 교육 수준, 고위험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에 따라 비만 위험 요인에는 차이가 있었다. 남성의 경우 기혼 여부, 낮은 소득 수준, 과거 흡연력, 음주가 비만에 영향을 미쳤으며, 여성은 무직 상태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비만 유병률과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도 "비만과 위험 요인의 인과 관계를 명확히 확인하는 데는 일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종로약국에서 약사가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고비는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식약처는 위고비가 의사의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한편 새해가 되면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이들이 많지만, 체중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최근에는 단기간 체중 감량을 위해 비만 치료제나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에 성공하려면 건강한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만은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건강 시한폭탄'이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 계열로,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 감량을 돕는다. 위고비는 BMI 30㎏/㎡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BMI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될 수 있으며, 평균 15%의 체중 감량 효과가 보고됐다. 마운자로는 최대 22.5%까지 체중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약물 치료는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 손실도 초래할 수 있어, 식단 관리와 규칙적인 근력 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약물 치료를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급증하는 '요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치료 기간 동안 건강한 식사, 운동 습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