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단체가 일제강점기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이 숨진 해저 탄광인 조세이 탄광에서 유골을 수습하기 위해 재조사를 벌였지만, 유골을 발견하지 못했다.

2일 KRY야마구치방송에 따르면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水非常)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 우베(宇部)시에 있는 조세이 탄광에서 잠수 조사를 했다. 그러나 유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까지 도달하진 못했다.
조사는 사흘간 진행됐지만 갱도 안에 있는 장애물로 진입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중 탐험가인 이사지 요시타카는 조사 첫날에는 갱도 입구에서 250m, 둘째 날은 15m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마지막 날인 셋째 날은 갱도 입구에서 265m 떨어진 지점에서 목재 등 구조물에 막혀 2시간 만에 유골을 발견하지 못한 채 조사를 마쳤다.
이 모임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조사 비용 1200만엔(약 1억1000만원)을 마련해 지난해 10월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잠수 조사를 벌였다. 당시 갱 내부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전 이를 보여주기 위해 한국과 일본 유족 18명을 초청해 추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조세이 탄광 참사는 1942년 2월 3일 야마구치현 우베시 해안에서 약 1㎞ 떨어진 해저 지하 갱도에서 발생했다. 갱도 누수로 시작된 수몰사고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 등 모두 183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희생자 수습과 사고 경위를 둘러싼 진상 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조세이 탄광 유골의 매몰 위치가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 등을 들어 정부 차원의 조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현지 시민단체가 잠수사를 동원해 직접 조사에 나섰다.
모임은 올해 4월 1∼2일 세 번째 조사 때는 한국에서도 잠수사를 불러 공동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