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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주1회 ‘이것’만 해도 뇌졸중 위험 확 낮아진다 [건강+]

기사입력 2025-02-03 16:30:00
기사수정 2025-02-03 16: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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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실 사용, 뇌졸중·심장 건강까지 보호한다

입냄새, 치실·올바른 구강 관리로 해결 가능

직장인 김모(52) 씨는 40대 초반까지만 해도 치실을 사용하지 않았다. 양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0년 전 치과 검진에서 잇몸 질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고, 치과 의사의 권유로 치실 사용을 시작했다.

 

김 씨는 하루 한 번 자기 전에 치실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였다. 그는 “초반에는 귀찮았지만, 점점 구강 상태가 좋아지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꾸준한 치실 사용 덕분에 치주 질환이 완화되었고, 최근 건강 검진에서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게티이미지

 

치실 사용이 단순히 잇몸 건강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뇌와 심장까지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치실 사용이 특정 유형의 뇌졸중과 심방세동(AFib)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 국내에서는 2위로 꼽히는 주요 건강 위험 요소다.

 

3일 연구에 따르면 치실 사용이 심장 색전성 뇌졸중(cardioembolic stroke) 위험을 44%, 허혈성 뇌졸중(일명 뇌경색) 위험을 22% 낮추며, 심방세동 위험도 12%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987년부터 진행된 ‘지역사회 동맥경화증 위험 연구(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에 참여한 62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칫솔질 습관이나 치과 방문 빈도와 같은 기타 구강 관리 요인들과 별개로, 치실 사용 여부와 사용 빈도가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의 약 65%(4092명)가 치실을 사용한다고 보고했다. 25년간의 추적 관찰 동안 434명의 참가자가 뇌졸중을 겪었으며, 이 중 97명이 심장에서 발생한 혈전(피떡)이 뇌로 이동해 생기는 심장 색전성 뇌졸중을 경험했다. 치실 사용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이 같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 44% 낮았다.

 

약 1300명이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특징으로 하는 심방세동 진단을 받았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상부 방에 혈액이 고이고 응고되면서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는 질환이다. 연구에 따르면 치실 사용자는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12% 낮았다.

 

연구를 주도한 수빅 센(Souvik Sen) 박사(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의대 신경과장)는 “구강 건강 관리는 염증 및 동맥경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치실 사용은 구강 내 감염과 염증을 줄여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치실 사용이 건강한 생활 습관(예: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이뤄질 경우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치실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뇌졸중과 심방세동 위험 감소 효과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칫솔질과 함께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식사 후마다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최소한 하루 1번,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반드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국제 뇌졸중 컨퍼런스(International Stroke Conference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게티이미지

 

한편, 양치 후에도 입냄새로 인해 대인 관계에서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입냄새는 피로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전문의들은 입냄새의 90%가 입안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실을 사용해 치아 사이의 음식물 찌꺼기를 꼼꼼히 제거하는 것이 입냄새 제거의 첫 번째 단계다.

 

칫솔질 시 아랫니 안쪽과 어금니 뒤쪽이 잘 닦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작은 칫솔을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치석이 쌓여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을 경우,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충치나 잇몸 질환이 있을 경우에도 구취가 발생할 수 있으며, 구강 내 세균이 많아지면 냄새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우유가 포함된 커피를 마신 후 입냄새가 심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구강 내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시고, 알코올이 없는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50도의 따뜻한 물로 양치 후 헹굴 경우 치태 제거, 구취 완화 효과가 높아진다고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수시로 따뜻한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이 입냄새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권장한다.

 

건강한 구강 관리는 단순히 치아 건강을 넘어 전반적인 신체 건강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바른 양치 습관과 함께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