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현대 금융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가 “비트코인 가치는 10년 안에 0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일(현지 시각)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뉴스, 프로마켓 등에 따르면 파마 교수는 지난달 30일 팟캐스트 ‘캐피털리즌트(Capitalisn’t)’에서 “암호화폐는 교환 매체로서의 모든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안정적인 실질 가치가 없고, 매우 가변적인 실질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교환 매체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파마 교수는 “비트코인의 특성상 공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은 전적으로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며 “고정된 공급과 변동하는 수요가 결합되면 가격 변동성이 발생해 통화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 붕괴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화폐 이론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비트코인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화폐 이론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고 했다.
파마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1% 공격’가능성을 지적하며 “ 물론 이러한 공격을 하기 위해선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검증 및 누가 규칙을 시행하는지 여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51% 공격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네트워크 채굴량의 51% 이상을 확보해 네트워크를 조작하는 해킹 공격을 말한다. 해커는 51% 공격을 통해 거래가 처리되는 것을 막거나 기존 거래를 조작하는 등 거래 내역을 변경해 부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효율적 시장 이론을 펼쳐온 파마 교수는 ‘시장의 모든 정보가 자산 가격에 즉각 반영된다’는 명제로 지수 추종형 펀드의 논리적 틀을 제공한 학자로 평가된다. 그 공로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라스 피터 핸슨 시카고대 교수와 함께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앞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가상화폐에 대해 “쓸모가 전혀 없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게이츠는 자신의 자서전 ‘소스 코드(Source Code): 나의 시작(My Beginnings)’ 출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게이츠는 “가상화폐가 어떤 쓸모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높은 아이큐를 가진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해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억만장자 클럽이라는 것은 없다”며 “통일된 의견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재산 1650억달러(약 240조원)로 세계 부호 순위 8위다.
게이츠가 가상화폐에 대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열린 기후변화 컨퍼런스에서도 “NYT 등 가상화폐 프로젝트가 ‘더 멍청한 바보 이론(the greater-fool theory)’에 기반한 허튼소리”라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미국발 관세 전쟁 점화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각)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0% 내린 9만7759달러에 거래되면서 10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전날 10만달러 초반대를 간신히 유지하다 오후 10시께부터 큰 폭으로 내려 10만달러선을 내줬다. 지난달 31일 오전 10만5000달러대를 찍은 이후 사흘 연속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