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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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년 만에 성 베네딕도회 첫 해외 총회…칠곡서 열려

기사입력 2025-02-03 10:58:35
기사수정 2025-02-03 10: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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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도자 54명 한자리에
다도·국악 등 한국 문화 즐겨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의 제23차 총회가 창설 141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이 아닌 경북 칠곡군에서 열렸다.

 

3일 칠곡군에 따르면 이번 총회는 1월15~23일 8박9일간 왜관읍에 있는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진행했다. 총회에는 연합회 소속 26개 공동체의 수도원장과 선출 대표 등 54명의 수도자가 참석했다.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등 4개 대륙, 15개국에서 활동 중인 수도자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 총회를 통해 하비에르 아파리시오 수아레스 신부가 제7대 총재 아빠스로 선출됐다.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 수도자들이 경북 칠곡군 향사아트센터에서 럭키칠곡 포즈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럭키칠곡은 칠곡군의 앞 글자와 발음이 같은 숫자 ‘7’을 그려 칠곡군을 상징하는 포즈다.

연합회는 1884년 독일에서 설립된 수도 공동체다. 전 세계에서 신앙 전파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와 교육, 의료 활동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합회는 이번 총회 개최지를 아시아 최대 베네딕도 수도원인 왜관수도원의 역사적 의미와 순교 신앙이 깃든 순례지가 위치한 점을 고려해 칠곡으로 결정했다. 수도자들은 총회 기간 군과 왜관수도원이 마련한 다도 체험과 국악 공연 관람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왜관성당과 신나무골 성지를 비롯해 낙동강 주변 데크를 둘러보며 칠곡군의 역사와 자연을 즐겼다. 한티가는 길을 걸으며 한국 천주교 박해 시대 순교자들의 신앙과 영성을 되새기는 시간도 가졌다.

 

김재욱 군수는 “창설 141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린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 총회가 칠곡에서 열린 것은 매우 뜻깊다”면서 “군은 한국 천주교의 중요한 신앙적 발자취를 간직한 지역으로 국내외 순례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한티가는 길을 정비하고 왜관수도원 역사관 건립과 천주교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힐링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칠곡=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