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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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6·25참전국 ‘감사의 정원’

기사입력 2025-02-03 19:12:50
기사수정 2025-02-03 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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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연내 준공 계획

22개 국가서 채굴한 석재 등으로
7m ‘감사의빛’ 상징조형물 설치도

참전국과 실시간 소통 ‘미디어월’
세종로공원 종합정비 등도 추진
吳시장 “세계인 찾는 명소 기대”

서울시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100m 태극기 게양대’ 대신 6·25 참전 22개국을 상징하는 ‘감사의 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감사의 정원 조성계획과 함께 설계공모로 진행된 상징조형물 당선작 ‘감사의 빛 22’를 공개했다. 오 시장은 “600년 우리나라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우방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은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에 따르면 감사의 정원 지상부에 설치되는 감사의 빛 22는 6·25전쟁 22개 참전국에서 채굴된 검은 화강암 돌보(洑)와 보 사이 유리 브리지 등으로 구성된 5.7~7m 높이 조형물이다. 측면에는 참전국 고유 언어로 애송시, 문학작품, 글귀 등을 새겨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린다. 지하에는 우방국과 실시간 소통 가능한 상징공간이 들어선다. 22개국의 현지 모습을 영상·이미지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미디어월과 함께 태극기를 비롯하여 우방국 국기 등을 송출할 수 있도록 조성된다.

서울시가 3일 공개한 6·25 참전 22개국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은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및 ‘감사의 빛 22’ 조감도. 서울시 제공

이번 조성 계획은 지난해 6월 시에서 발표한 1호 국가상징공간 프로젝트 ‘100m 태극기 게양대 설치’ 계획 철회 이후 나왔다. 당시 시는 광화문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상징물을 세우겠다고 했으나, 이념 논쟁 등이 잇따르면서 관련 계획을 원점 재검토했다. 이후 자유와 평화를 새로운 키워드로 지난해 9월 설계공모를 통해 삶것건축사사무소, 프라우드건축사사무소, 엘피스케이프가 공동응모한 ‘윗마루, 아랫마당, 추모공간: 22’가 최종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시는 “그동안 감사의 정원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설계 공모전으로 구체성을 더해 이번 작품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광화문광장과 인접한 세종로공원도 종합정비된다. 세종로공원은 연면적 8768㎡에 달하는 지상 1층~지하 2층 공간에 휴게 및 식음시설, 다목적 공간 등으로 확장된다. 지상에는 세 개의 파빌리온(정자)과 수(水) 공간, 숲 공원을 조성해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연간 300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상업시설로 사용됐던 지하는 전천후 다목적 공간으로 변신해 모터쇼, 크리스마스 마켓, 아트페어 등 계절과 상황에 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는 4일 한국전쟁 참전 22개국 주한외교단을 초청해 감사의 정원 조성 관련 사업 설명회를 갖는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참전국이 보여주었던 희생과 인간애, 국제적 연대에 감사를 전하고 상징공간과 조형물의 의미를 대사들에게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국가 상징이자 서울의 랜드마크인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빛 22를 포함한 지상·지하 공간을 동시에 열어 세계인이 주목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세계인들이 반드시 찾는 명소로 거듭날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시는 상징공간과 조형물은 연내 준공, 세종로공원은 2027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