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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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손정의·샘 올트먼 ‘AI 협력’ 시동

기사입력 2025-02-04 21:36:49
기사수정 2025-02-04 23: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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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소뱅·오픈AI 전격 회동
英 반도체 설계 Arm도 합류
스타게이트 협력 모색 등 논의

올트먼,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
AI 서비스 상품 공동개발 추진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창업자인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르네 하스 CEO와 전격 4자 회동을 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 카카오와 협력도 공식 발표했다.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벌어지는 가운데 올트먼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일·영’, ‘반도체 설계·개발·생산·소비’를 아우르는 AI 생태계가 본격 형성되는 움직임이다.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로 거론됐던 팹리스(반도체 설계사)가 이번 회동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전날 방한한 올트먼 CEO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이 회장, 손 회장, 하스 CEO와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는 ‘스타게이트(미국의 대규모 AI 투자 계획)’를 포함해 포괄적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회동은 손 회장이 도착한 오후 2시40분 이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손 회장은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회동 주제에 대해서는 “우리의 (스타게이트) 업데이트와 모바일·AI 전략에 대해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삼성의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에 대해 “앞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추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오픈AI와 소프트뱅크, 미국 오라클은 최소 5000억달러(약 720조원)를 투자해 AI 인프라 기업 스타게이트를 설립하는 계획을 미국에서 발표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와의 공동 기자 간담회에서 “스타게이트는 공급망에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가능한 프로젝트”라며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중요한 파트너십이 있을지는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트너십 (추진) 대화는 기밀로 유지하고 있기에 발표 전까지 말할 수 없지만, 한국 기업들 역시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트먼, 최태원 회장도 면담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트먼은 이날 AI 산업의 열쇠로 거론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력 생산 업체인 SK하이닉스를 보유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회동하며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 이들은 40분가량 면담에서 AI 반도체와 AI 생태계 확대를 비롯한 오픈AI와 SK그룹의 전방위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도 발표했다. 이번 제휴에 따라 양사는 공동 제품 개발에 나선다. 카카오톡, 카나나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AI기술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도 활용하게 된다.

 

올트먼의 이번 방한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공세로 AI 생태계가 격변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받고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딥시크의 추격은 매서운 기세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이날 발표한 지난달 4주 차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생성형 AI 앱’ 통계를 보면 딥시크의 주간 이용자 수는 121만명으로 집계됐다. AI 앱 중 챗GPT(493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송은아·이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