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난해 부당대출 2300억대...KB·농협은행도 수백 억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규모가 350억원에서 73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우리은행 전체 부당대출 규모는 총 2334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4일 지난해 현장검사를 통해 우리·KB국민·농협은행에서 총 3875억원(482건)의 부당대출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부당대출 규모가 가장 큰 우리은행에서는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730억원을 비롯해 2334억원(101건)의 부당대출이 확인됐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브로커 등이 관여하는 방식으로 각각 892억원(291건)과 649억원(90건)에 달하는 부당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은행의 경우 앞서 확인됐던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350억원 이외에 다수 임직원이 관여된 부당대출 380억원이 추가로 적발됐다. 이에 따라 손 전 회장 관련 전체 부당대출 액수는 730억원으로 뛰었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451억원은 2023년 3월 임종룡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취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우리은행 고위 임직원들의 부당대출 1604억원도 적발됐다. 우리은행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본부장 3명, 지점장 24명)은 단기성과 등을 위해 대출심사·사후관리를 소홀히 해 1604억원의 부당대출이 이뤄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검사 결과) 지주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가 공고하고 상명하복의 조직문화가 만연해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는 인수·합병 등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등 경영진 견제·감시 기능이 제한됐다”며 엄중 제재 방침을 밝혔다.
이번 금감원 검사 결과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현재 2등급에서 3등급 이하로 하향 조정되면 현재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보험 인수·합병(M&A)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경력직 선호에...20대 평생 소득 13% 줄어
신입보다 업무 경험을 갖춘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이 늘면서 비경력자의 정규직 취업 확률이 경력자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0대 때 첫 취업이 늦어지면서 생애 취업 기간은 평균 2년, 평생 소득은 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펴낸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이슈노트에 따르면 2017∼2021년 비경력자의 상용직(정규직) 취업 확률은 평균 1.4%로 경력자(2.7%)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2006∼2010년 평균 1.8%에서 0.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확대한 데서 기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최근 기업 신입직 채용 비중은 2009년 82.7%에서 2017년 69.1%, 2021년 62.4%까지 하락했다.
경력 선호는 20대와 30대의 고용률 격차를 유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20·30대의 상용직 고용률은 각각 34%와 51%인데, 경력 선호가 없다고 가정한 뒤 이를 역추산한 결과 두 고용률 격차 17%포인트 중 7%포인트는 경력 채용 확대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력 선호는 사회초년생이 총 30년 재직한다고 가정했을 때 생애 총 취업기간을 평균 21.7년에서 19.7년으로 2년 줄어들게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평생소득도 3억9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13.4%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건설업계 실적, 금융위기 후 최대 낙폭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4분기 건설 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공사실적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올해에도 상당 기간 건설 불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기성액(불변)은 30조449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1% 줄었다. 이는 4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5.3%)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이다. 전체 분기를 통틀어서도 2011년 1분기(-11.1%) 이후 감소율이 가장 컸다.
건설업체의 국내 공사 현장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지난해 1분기 4.1% 증가한 이후 2분기(-3.0%)와 3분기(-9.6%)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감소 중이다. 전분기 대비로도 3분기째 감소하는 흐름이다.

공사 종류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건축은 11.4% 감소했고, 토목도 6.7% 줄었다. 건설은 3개 분기 연속 감소했고, 토목은 2023년 2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감소 전환됐다.
4분기 건설업 침체가 심화하면서 연간 건설기성 역시 전년보다 4.9% 줄었다. 이는 2021년(-6.7%)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지난해 건설업 취업자 역시 1년 전보다 5만1000명(2.7%) 줄며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 불황은 올해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성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며 3개 분기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2024년 연간 건설수주 역시 전년보다 7.2% 증가했다.
하지만 2023년 건설수주가 1분기(-12.7%)와 2분기(-31.4%), 3분기(-44.8%)에 크게 준 점이 문제다. 통상 건설수주는 4~6개 분기의 시차를 두고 건설기성에 반영된다. 공사 계약 시점과 실제 착공 시점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