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장바구니 대표 품목'을 초저가로 선보이며 치열한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소비자들이 물가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대표 품목으로는 콩나물, 두부, 계란, 우유, 라면 등이 있다. 대형마트들은 물가 안정을 위해 이들 품목의 가격을 낮추는 한편,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윤 축소를 감수하면서도 고객 유치와 판매 확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4일 유통업계와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이마트는 가성비를 앞세운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를 통해 국산 콩나물(300g)을 1280원에 판매한다. 이는 시중 유사 제품 대비 9%에서 최대 40%까지 저렴한 가격이다. 노브랜드 국산콩두부(300g, 2개)는 3480원으로, 시중 유명 제품 대비 약 37% 저렴하다. 이마트는 단일 상품으로 공정 효율을 높이고, 제조 비용 절감과 함께 콩나물 등 관련 상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윈-윈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월 단위 파격 할인 행사와 분기별 가격 역주행 행사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연 단위 할인 행사인 '고래잇 페스타'를 연간 5회 이상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또한 두부, 콩나물, 우유, 라면 등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확대해 가격 인하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 '심플러스 아삭한콩나물'(500g)은 연중 1000원에, '홈플러스시그니처 국산콩 두부'(300g, 2개)는 3490원에 각각 판매한다. 또한, 연세우유, 부산우유, 제주축협 등과 협력해 우유 가격 안정을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달 중 '심플러스 우유 3종'을 리뉴얼하고 락토프리 우유도 출시할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자체 브랜드 라면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춘삼(이것이 리얼 춘장 39.6%) 짜장라면'과 '이해봉(이것이 리얼 해물짬뽕) 짬뽕라면'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지난달까지 각각 1340만 개, 309만 개가 판매됐다. 가격도 저렴해 짜장라면(4개)은 2300원(1개당 575원), 짬뽕라면(4개)은 2800원(1개당 700원)에 제공된다. 또한, 계란 역시 할인 행사를 진행해 지난달 30일부터 나흘간 대란 한 판(30구)을 6990원에 판매하는 등 수시로 20~30%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도 자체 브랜드 '오늘좋은'과 '요리하다'를 앞세워 '더 핫' 캠페인을 진행하며 물가 안정에 나섰다. '오늘좋은 국산콩 콩나물'(500g)은 259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100% 국산콩만을 사용한 고품질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좋은 국산콩 두부 기획'(300g, 2개) 역시 3890원에 판매되며, 찌개, 조림, 부침 등 다양한 조리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더 핫' 캠페인은 매주 3개 품목을 초저가에 제공하는 '이번 주 핫프라이스', 특정 PB 상품을 할인하는 '이달의 핫 PB', 공동 구매 할인 행사인 '공구핫딜', 소비자가 직접 투표해 할인 품목을 선정하는 '마이 핫프라이스'로 구성됐다. '마이 핫프라이스'를 통해 지난달에는 쌀(10kg)과 즉석밥을 대상으로 소비자 투표를 진행했으며, 이달에는 더 많은 표를 얻은 상품을 할인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의 이러한 초저가 경쟁이 장기화할 경우 소비자들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통업계의 마진 압박이 지속될 경우 중소 제조업체 및 공급업체와의 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균형 잡힌 가격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