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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견해 주입 안 돼"…전한길과 다른 1타 강사들

기사입력 2025-02-05 10:34:49
기사수정 2025-02-05 18: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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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료’ 강민성씨 “부끄럽지 않은 사람 돼야”
조정식씨 “학생들, 강사 말 받아들이러 온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등 정치적 목소리를 내 논란인 가운데 동료 강사들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공무원 한국사 유명 강사인 강민성씨는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수험생을 가르쳤던 사람으로, 부족하나마 우리 역사를 공부했던 사람으로, 한때나마 (전씨와) 같은 업체에 근무했던 사람으로, 제 자신 스스로가 부끄럽고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꽃보다전한길’ 갈무리

강씨는 “제 카페의 게시판과 댓글을 중심으로 최근 정치사회적 상황에 대해 불편해하고 분노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제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고민하게 됐다. 저는 언제나 가르치는 일이 즐겁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그런 기쁨과 행복을 준 여러분에게 ‘내가 저 사람에게 배운 게 부끄러워, 그 강의를 들은 내 이력이 치욕스러워’ 등의 생각을 최소한 제가 드릴 수는 없다”며 “저는 오늘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여러분에게 자랑스런 사람이 못되더라도 최소한 부끄럽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스타 영어강사인 조정식씨도 학생들과 소통하는 SNS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강사들이 학생들에게 특정 정치 견해를 주입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민성 공무원 한국사 강사(왼쪽) 스타 영어강사인 조정식.  강민성 페이스북 갈무리· 티처스 캡처

그는 “나는 강단에 서는 사람이다. 특정한 의견을 피력하고 논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수험생들에게 ‘주입’하기 위해서”라며 “당연히 수업을 들으러 오는 학생들은 ‘비판전 논의’의 목적이 아니라 내가 하는 말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교실로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 그에 대한 논의와 반박 또한 당연시되어야 한다는 정치적 견해를 가진 나는, 그래서 강의와 관련한 어떤 공간에서도 내 정치적 견해를 말하지 않는다”며 “누군가가 말하는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특히나 자신이 인정하는 상대의 말은 어떤 상황이건 쉽게 수용해버리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강사가 자신의 가치관을, 정치적 견해를 주입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내 생각은, 한동안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씨는 일부 학생들로부터 받은 “윤석열 지지하느냐” “석열이 지지하지마라. 찾아가서 죽여버린다”는 식의 항의·협박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조씨는 이 같은 메시지가 수시로 온다며 “수업 중 혹은 인스타를 통해서도 정치적 견해를 표출한 적 없다”면서 “강사는 그러면 안 된다는 게 내 신조”라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