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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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대부' 제이지의 ‘락네이션’은 왜 뮤직카우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을까

기사입력 2025-02-05 16:24:05
기사수정 2025-02-05 16: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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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카우 로고. 뮤직카우 제공

 

미국 전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의 주식 거래 내역 공개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인 펠로시는 본업인 정치뿐만 아니라 투자 전문가인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손꼽히는 투자 귀재로도 유명하다. 민주당 의원들의 보유 종목을 추종하는 ETF의 티커명이 ‘NANC’일 정도로 그녀의 투자 행보는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펠로시는 애플과 엔비디아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한편 AI 기반 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템퍼스 AI’에 새롭게 투자했다. 이 사실이 공개된 후 템퍼스 AI의 주가는 무려 35%나 급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템퍼스 AI는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테크 기업이다.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AI를 통해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사와 연구자들이 정밀한 의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6월14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펠로시처럼 본업보다 투자 활동으로 더욱 주목받는 인물이 또 있다. 힙합 가수 최초의 억만장자로 기록된 제이지(Jay-Z)다.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을 지닌 그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해왔다. 그가 소유한 ‘락네이션(Roc Nation)’이 대표적이다. 락네이션이 국내 음악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미국 법인의 지분 15%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큰 화제가 됐다.

 

락네이션은 리한나, 앨리샤 키스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소속사로 유명한 기업이다. 2023년에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에이전시인 TFM을 인수하며 스포츠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수년째 성공적으로 기획하며 공연 사업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락네이션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비즈니스 경력을 바탕으로 유망 기업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다수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대체 우유 열풍을 일으킨 ‘오틀리(Oatly)’와 수수료 없는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며 2020년 개인 투자 붐을 이끌어낸 ‘로빈후드(Robinhood)’가 있다. 이 두 기업은 2021년 나란히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상장 당시 오틀리는 약 14조원, 로빈후드는 37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러한 성공 사례 덕인지 락네이션이 최근 파트너십을 체결한 국내 기업 뮤직카우도 큰 주목을 받는다. 음악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 투자 시장을 대중에게 개방하며 ‘문화 금융’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개척한 기업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음악 수익 증권을 소유해 지속적인 배당 수익을 얻거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속가능한 음악산업 발전을 우선 가치로 두는 락네이션은 음악 저작권 시장을 통해 음악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 뮤직카우의 사업 비전에 공감하며 최근 파트너십 체결을 결정했다. 특히 K-POP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락네이션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본업과 전혀 다른 투자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인물들에게 시선을 던진다. 단순한 재테크를 넘어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투자 성공으로 이어지면서다. 유명 인사의 투자 행보는 부업이 아니라 기업 생태계와 시장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으로도 작용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로 세상을 놀라게 할 사람은 또 누가 있을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