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국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에듀테크(교육+기술) 박람회 ‘BETT Show(벳쇼)’가 개최됐다. 벳쇼에선 다양한 기업·기관이 최신 교육 기술과 혁신적인 학습 도구들을 선보였다. 특히 단순한 에듀테크 전시회를 넘어, ‘오늘을 배우고, 내일을 이끈다(Learning today, leading tomorrow)’는 주제 아래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혁신적인 수업 방법을 공유하는 글로벌 교육 커뮤니티로 운영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행사장에선 인공지능(AI) 기술이 어느덧 교육 현장에 다양한 모습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람회에서 접한 다양한 AI 기반 에듀테크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수준을 고려한 맞춤 수업 지원을 강조하고 있었다. 카미(KAMI), 키스AI(Keath.ai), 올렉스AI(Olex.ai) 등 다양한 AI 기반 학습 콘텐츠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학습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다문화 학생과 특수교육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실시간 번역 및 음성 지원 기능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AI 기반의 에듀테크 기술은 교사가 학생 맞춤형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에도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됐다. 다양한 AI 기반 학습 콘텐츠는 교사에게 학생 개개인별 성취 수준, 학습 패턴, 성장 과정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다양한 수업 콘텐츠 제작도 지원하기 때문이다.
벳쇼에서 관람객의 관심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의 에듀테크 기술에 집중되고 있었다. 글로벌 기업의 에듀테크는 명성만큼이나 높은 기술력과 접근성, 방대한 자료를 자랑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교육환경에 최적화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비용이 상당해 모든 교실에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이런 측면에서 벳쇼를 통해 전 세계에 선보인 우리나라의 AI 디지털교과서는 큰 의미가 있다.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이 교과서에 탑재돼 학습 내용과 연계해 수업 중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 교사의 수업 설계 및 학생의 맞춤형 수업을 지원한다.
영국에서 만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무틀루 쿠쿠로바 교수는 “학생들이 차원 높은 사고 역량을 신장시키고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데 AI를 활용해야 하며, 새로운 교실 수업의 변화에 AI가 중요한 기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AI 디지털교과서도 교실 수업을 혁신하고 학생들이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 등 미래 핵심역량을 기르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벳쇼에서 확인한 다양한 교육 정보기술은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미래형 수업 환경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부에서는 AI와 에듀테크에 대해 우려하기도 하지만, 벳쇼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교사가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을 교실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AI 디지털교과서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실 수업 혁신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이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AI 디지털교과서를 포함한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을 어떠한 방법으로 교실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고민할 때다.
김유종 경남 주촌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