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사회갈등은 ‘진보와 보수 사이의 정치적 갈등’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19∼75세 3950명을 조사한 결과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갈등으로 92.3%가 ‘진보와 보수 갈등’을 꼽았다. 이 결과는 ‘2023년 사회통합 실태조사’ 원자료를 활용한 것이다. 연구원은 2014년 이후 매년 사회갈등·사회통합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갈등(71.5%) 등의 순이었다.
‘주택소유자와 비(非)소유자 간 갈등’은 60.9%로 정치 갈등 등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2018년 조사(49.6%)보다 11.3%포인트나 치솟아 눈길을 끌었다. 연구진은 그사이에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 및 불균형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한 결과로 추정했다.
정치 영역 갈등은 다른 사람과의 교제 의향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과 정치 성향이 다르면 함께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71.4%에 달했다.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나 결혼할 의향이 없다’는 비율은 58.2%, ‘술자리를 같이할 의향이 없다’는 비율은 33.0%였다.
향후 한국 사회의 사회갈등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6.7%에 불과했고, 28.3%는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갈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래 삶의 불확실성 심화’(25.7%), ‘사회계층 간 이동성 단절’(23.2%),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임 부족‘(17.1%), ‘미디어(SNS)의 발달로 인한 가짜뉴스 전파’(10.8%) 등이 꼽혔다.
갈등 해결 주체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라 답한 비율이 56.0%로 가장 많았고, 국회 및 정당(22.0%), 국민 개개인(9.2%), 언론계(4.5%)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공정하고 투명한 법 집행’(22.3%),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21.8%), ‘촘촘한 사회안전망 강화’(15.4%), ‘계층이동의 사다리 마련’(15.0%)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사회갈등을 완화하려면 갈등 당사자와 이해관계자, 시민이 사회갈등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 92% “진보·보수 정치적 갈등 가장 심각”
보사연, 사회 갈등 인식 변화 분석
58% “이념 다르면 결혼 의향 없어”
향후 사회 갈등 완화 응답 6.7%뿐
“전 국민 갈등 조정 참여 제도 필요”
58% “이념 다르면 결혼 의향 없어”
향후 사회 갈등 완화 응답 6.7%뿐
“전 국민 갈등 조정 참여 제도 필요”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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