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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이 일했던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무대에 선 서울시향

기사입력 2025-03-07 20:03:37
기사수정 2025-03-07 20: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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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웅 홍범도 장군이 말년에 관리인으로 일했던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재외동포 특별공연을 성료했다.

 

7일 서울시향에 따르면 시향은 5, 6일 고려극장에서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고려인 동포와 현지 시민을 대상으로 특별공연을 펼쳤다. 카자흐스탄 고려인을 대표하는 공연예술 단체이자 극장인 고려극장에서 우리나라 오케스트라가 공연한 건 처음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5,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에서 재외동포 특별 공연을 펼쳤다. 서울시향 제공

고려극장 소속 배우 리 나탈리아의 오프닝 내레이션으로 시작된 공연은 모차르트 ‘디베르멘토’ 연주에 이어 카자흐스탄 국민 작곡가 예르케쉬 샤케예프의 ‘To Be Together’(함께 하기 위하여)와 ‘Kadam’(발걸음) 작품으로 이어졌다. 또 카자흐스탄의 쾌활한 정서가 돋보이는 마나르베크 예르자노프의 ‘Куанамын’(나는 행복해)를 고려극장 소속 고려인 보컬리스트 유가이 안겔리나가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추며 풍성한 가창력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앙코르곡으로 우리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일제히 뜨거운 환호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재외동포 부부 알마티 EOK 덴탈 아카데미 이병연 교수와 알마티 한국교육원 허명하 교사는 “한인신문을 통해 이번 공연에 오게 됐다. 고려인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서 클래식 공연을 감상하며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이 순간 자체가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앙코르로 들려준 아리랑을 듣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알마티를 방문해 멋진 공연을 보여주신 서울시향 단원들과 정재왈 대표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서울시향 정재왈 대표는 “서울시향 방문을 열렬히 환대해 주신 고려극장 니 류보비 예술감독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역경을 딛고 고려인 공동체를 이끌어 오신 자랑스러운 재외동포 여러분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중앙아시아 지역과 음악으로 더 긴밀히 소통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는 물론 모두를 위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겠다”고 전했다.

 

1932년 설립된 고려극장은 몇 차례 이전됐지만 세계 한민족 공동체 공연단체 중 가장 오래된 단체다. 홍범도 장군이 1937년부터 수년 간 수위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