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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른다’ 만두·라면·빵…먹거리 가격 줄줄이 인상

기사입력 2025-03-07 23:00:00
기사수정 2025-03-07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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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오르던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 먹거리인 라면 가격이 인상된 데 이어 만두, 햄, 빵, 커피 등 가격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신라면. 연합뉴스

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17일부터 57개 브랜드 중 신라면과 새우깡 등 17개 브랜드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소매점 기준 신라면은 950원에서 1000원으로, 새우깡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른다. 너구리와 안성탕면, 짜파게티는 각각 4.4%, 5.4%, 8.3% 인상된다.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은 2023년 가격 인하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농심은 당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곡물가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하자 신라면, 새우깡 가격을 내렸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이 값을 올리면서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 다른 라면 회사도 가격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만두와 햄 가격도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만두, 햄, 소시지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비비고 만두 20여개 제품 가격이 올라 대표 제품인 왕교자 가격은 8980원에서 9480원으로 인상됐다. 스팸 클래식(200g)은 5080원에서 5580원으로 9.8% 뛰었다.

 

지난 5일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간편식 등이 진열돼 있다. 뉴스1

동원F&B도 이달 편의점을 제외한 마트 등 유통채널에서 냉동만두 15종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뚜레쥬르는 이달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종 가격을 5%가량 올렸다. SPC그룹은 지난달 파리바게뜨와 던킨 제품 가격을 6%씩 인상했고, 삼립도 포켓몬빵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음료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네스프레소는 캡슐 커피 가격을 개당 최대 81원 올렸고, 배스킨라빈스도 아메리카노 가격을 400원 인상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 더벤티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벤티 사이즈)를 200원 올렸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와 폴바셋, 할리스, 파스쿠찌, 컴포즈커피도 가격을 올렸다. 

 

맥주 가격도 올랐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맥주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편의점 기준 아사히 수퍼드라이 캔제품(500㎖)은 4900원으로 400원 올랐고, 병 제품(640㎖)은 5400원으로 900원 인상됐다.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새우깡이 진열돼 있다. 농심은 오는 17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을 포함해 라면과 스낵 브랜드 56개 중 17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이어지자 업계에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식품사 17곳 대표·임원과 만나 “식품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어려운 때를 다 같이 극복한다는 입장에서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단체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부의 물가 안정 억제력이 약해진 틈에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가격 인상 흐름은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을 막는 데 한계에 다다른 지 오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원가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다 장기간 이어진 고환율 기조,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자재, 포장재, 물류비, 인건비 모두 올랐다. 내수 부진까지 이어져 회사 실적에도 영향이 크다”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