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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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소비자물가 2% 상승… 밥상물가 여전히 부담,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

기사입력 2025-03-09 07:58:13
기사수정 2025-03-09 09: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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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한 가운데, 특히 밥상물가와 가공식품 가격이 빠르게 오르며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이달부터 라면·과자 등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서민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고물가 시대로 들어서며 밥상물가 고공행진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며 식사 대용 간편식 시장이 주목 받는 상황이다. 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간편식 등이 진열돼 있다.  뉴스1

최근 통계청이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08(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먹거리, 생필품과 관련된 관련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을 높게 나타났다. 가공식품 가격은 2.9%, 외식물가는 3.0%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3.2%)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가공식품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원재료 가격과 환율 영향을 꼽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코코아, 커피 등의 원재료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활용한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외식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인건비, 임대료, 배달비 부담 등이 겹치면서 외식업체들의 가격 조정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식품·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초코 빼빼로 등 2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SPC 파리바게뜨는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가격을 평균 5.9% 올렸다. 컴포즈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각각 300원씩 인상했다. 이달에도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계속된다. 농심은 오는 17일부터 신라면 가격을 인상하며, 새우깡 가격도 100원 오른다.

 

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비롯한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7월 정부의 압박으로 가격을 인하했던 농심은 “원가 부담을 감안해 2023년 6월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며 가격 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식품업계는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한 인상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혼란을 틈타 업계가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정부는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주요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을 사전 조율하고,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압박도 병행하며 가격 억제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계엄 및 탄핵 사태 이후 정부의 관리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요금도 조만간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지하철 요금은 당초 4~5월로 예정된 150원 인상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의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추가로 150원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인해 조정이 미뤄져 왔다. 그러나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교통요금 인상도 곧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