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이 이달 안에 수업에 복귀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2026학년도 모집인원은 5058명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의대생들에게 “3월에 반드시 학교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주호 “3월 전원 복귀 전제로 ‘3058명‘ 수용”
이 부총리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3월 말 학생들의 전원 복귀를 전제로 의대 총장·학장단이 건의한 2026학년도 모집인원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달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할 경우 의대생을 반드시 복귀시키겠다”는 취지의 건의문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최근 KAMC와 뜻을 같이하기로 결정했다.
이 부총리는 “학생 복귀와 교육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총장님과 학장님들의 건의에 감사드린다”며 “정부는 총장님들의 자율적인 의사를 존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3월 말까지 의대생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2024학년도 정원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은 철회되고 입학정원은 당연히 5058명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의대생들에게 “지난 1년 동안 학교 밖에서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며 지냈을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정부와 대학은 하나 된 마음으로 의학교육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학생 여러분이 캠퍼스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며 “대학은 2025학년도 1학기 개설 과목에 대한 교원, 강의실 배정 등 모든 교육 준비를 완료했다. 여러분들은 복귀 후 차질 없이 학업을 이어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대학별로 수립한 교육 방안이 실행되는 데 필요한 행·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6062억원을 투자하고, 2028년까지 모든 국립대병원에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건립한다는 방침이다. 대학이 24학번 학생들이 25학번보다 한 학기 먼저 졸업하는 교육 모델을 채택할 경우 졸업 후 국가시험 및 전공의 모집일정 유연화 추진 등도 추진한다.
이 부총리는 “이 모든 것이 실현되기 위해선 학생 여러분이 올해 3월 반드시 학교로 돌아와야 한다”며 “이제는 정부와 학교를 믿고 여러분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와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 올해에는 학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지난해처럼 유급 구제책 등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학생 복귀를 위해 학사 일정을 변경하는 등의 별도 조치는 없다. 각 대학은 올해도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학칙에 따라 학사 경고, 유급, 제적 등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며 “올해 4월 이후에는 대학의 교육 여건에 따라선 학생이 복귀를 희망한다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학교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조직적인 휴학 강요 행위 등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 등 엄정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많은 학생이 이제는 학교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을 생각하는 마음 하나로 여러분의 스승인 학장님들, 총장님들 그리고 정부가 뜻을 모아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섰다”며 “학생 여러분께는 우리 모두의 진심을 믿고 여러분 본인을 위해, 동료를 위해 그리고 미래의 여러분을 필요로할 국민들을 위해 하루속히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의대 총장·학장들도 “학생들 복귀해야”
이날 브리핑에는 의총협 회장단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과 이해우 동아대 총장, KAMC의 이종태 이사장도 함께했다. 이 총장은 “KAMC에서 요구한 2026년 모집인원 3058명을 의총협에서 수용한 건 의대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대승적 결단이었다”며 “학생들은 조속히 학교에 돌아오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양 총장도 “반드시 의대 교육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 총장들이 동의했다“며 “총장과 학장, 의대 교수들이 모두 노력해서 의대 교육이 정상화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의대생들에게 “2026학년도 정원은 3058명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여러분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대협회가 정부 총장단 설득을 통해 어렵게 합의한 모집인원에 대한 논의는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간다”며 “정부와 의대 간 불신은 더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깊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분명 여러분들에게도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대 협회는 여러분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고 모두 함께 학교로 돌아오길 호소한다. 여러분들이 떠날 것을 결정한 순간이 있었듯 지금은 돌아올 것을 결정할 순간”이라며 “의대협회는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정부에 요구한 요청 사항이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들도 여러분들이 있어야 할 학교에서 목소리를 내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