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7일 여권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다만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끼칠 영향과 같은 단기적 사안은 물론 향후 당내 주도권 다툼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번 결정으로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윤(친윤석열)계 및 ‘탄핵 반대’파의 주도권이 당분간 커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 ‘메시지’의 파급력도 커지면서 당내 상황을 흔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법원 판결이 윤 대통령 기소 자체를 문제삼은 건 아닌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조만간 내려질 것이라는 점은 변수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원 판단 뒤 국회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의 법치와 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법원이 법리와 양심에 따라 현명한 결정을 내려준 데 대해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법원이 늦었지만, 상식적인 판단을 내렸다”며 “법원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위법 부당한 체포영장 및 구속 영장 집행에 대해 잘못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도부는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여권 잠룡들도 일제히 법원의 판결을 환영하거나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법치주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정당 특성과 함께 윤 대통령 지지세력을 의식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 구속취소로 정치적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유권자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0%, ‘반대한다’는 응답이 35%로 조사됐으며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는 87%가, 자신의 정치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이 중에서는 69%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들 다수가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는 윤 대통령의 언행에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 영어(囹圄)의 몸에서 풀려나게 된 윤 대통령으로서는 자유로운 메시지 발산이나 행보가 가능하다. 윤 대통령의 언행에 국민의힘 내부 권력구조가 영향을 받을 공산이 그만큼 커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에 끼칠 핵심적 사안은 ‘윤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됐다’가 아니라 그가 자유롭게 ‘발언과 언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자연스럽게 윤 대통령과 가까운 친윤계나 탄핵반대파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특임교수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도확장성이 있는 여권 잠룡들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만약 ‘탄핵인용’이 될 경우에도 경선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의 뜻과 맞는 후보를 올리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한동훈 전 대표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나 사법기관의 추가 수사여부등은 변수다. 최 교수는 “탄핵이 인용될 경우에도 대통령의 메시지가 끼칠 영향력은 감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광장’의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 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