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 모두 정상적인 전력이었다면 피 말리는 ‘2위 쟁탈전’이 벌어졌을 텐데...어쩐지 김이 좀 빠지는 2,3위 간의 맞대결이 되어버렸다. 여자 프로배구 2위 정관장(승점 60, 22승11패), 3위 현대건설(승점 60, 19승14패) 얘기다.
승점 차이 없이 승패에서 갈려 2,3위를 달리고 있는 정관장과 현대건설이 9일 수원체육관에서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평소라면 플레이오프에서의 홈 어드밴티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승부를 펼치겠지만,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정관장은 지난 1일 흥국생명전(3-2 승), 5일 IBK기업은행전(0-3 패)에 이어 이날도 백업 선수들로 경기를 치른다. 외국인 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와 미들 블로커 박은진이 모두 왼쪽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한 여파다. 경기 전 만난 고희진 감독은 “오늘도 백업 선수들로 경기를 치른다”라면서 “부키리치와 박은진의 부상 회복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빨리 플레이오프 1차전이 치러지는 25일이 왔으면 좋겠다. 두 선수가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태이길 바란다. 그들이 잘 해줘서 플레이오프를 진출했으니 시즌 마무리도 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팀과의 맞대결이니 부상당하지 않은 주전 멤버들은 투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고 감독은 “주전 둘이나 빠져야 한다. 백업 선수들이 들어와서 주전+백업 라인업이 가동되어야 하는데, 그러다 혹시나 또 누가 다칠까 두렵다. 그래서 오늘도 안전하게 주전은 모두 빼고 한다”라면서 “우리라고 정상적인 전력이라면 왜 2위가 하고 싶지 않겠는가. 대전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1차전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선수 보호를 통해 플레이오프를 최상의 전력으로 치르는 게 먼저다”라고 설명했다.

정관장에 맞서는 현대건설은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킨다. 경기 전 만난 강성형 감독은 “지난 6일 흥국생명전에서는 백업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했으니 오늘은 주전을 총 출동시킨다. 아포짓 스파이커에 모마, 아웃사이드 히터에 정지윤, 고예림이 출격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은 모마의 점유율을 좀 높여서 경기 감각을 가다듬는 방향으로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정관장의 백업 멤버 출격 얘기를 들은 강 감독은 “너무 쉬는 거 아닌가”라면서도 “부상자가 또 나올까봐 그러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