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석방 이후 정치인들과 소통을 재개하며 ‘옥중정치’에 이은 ‘관저정치’ 시즌2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공개 활동 대신 물밑 접촉 등을 통한 ‘조용한 여론전’에 치중하며 헌법재판소 선고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현장에서 자신이 지휘한 사법농단 사건으로 구속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탄핵 선고까지는 윤 대통령이 심판의 불공정성, 위법성 목소리를 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다음에는 대통령이 국민 통합적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격려의 뜻을 전했고, 권 원내대표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52일 만에 돌아온 윤 대통령은 반려견들을 안아주며 반갑게 인사한 뒤 김건희 여사,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강의구 제1부속실장,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 참모들과 김치찌개로 저녁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의 구치소 생활에 대해선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고 농담을 하는 여유도 보였다. 특히 윤 대통령은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고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관저에 머물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외부 활동은 자제하며 겸허하고 담담하게 헌재의 선고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정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개최했지만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