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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깨운 주말 14만명 함성… “반가워 야구야”

기사입력 2025-03-09 21:17:50
기사수정 2025-03-09 22: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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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개막전 6만 7264명 ‘최다 관중’

다음날도 전국 7만여명 야구장행
청주서 13년 만에 열려 매진 행렬
대구엔 이틀연속 2만여 ‘구름 관중’

‘1순위’ 키움 정현우 등 신고식
두산·KT 2연승… 쾌조의 출발
첫 도입 ‘피치클록’ 위반 2건 그쳐

“반갑다, 야구야!”

 

지난해 정규시즌에 총 1088만7705명의 팬이 입장하며 역대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힌 KBO리그. 2025시즌도 기대될 만큼 개막 전부터 관객들의 야구 사랑이 뜨겁다. 겨우내 프로야구를 기다렸던 팬들이 시범경기부터 야구장을 가득 메웠다. 시범경기 개막 2연전 10경기에 13만8552명이 찾는 등 KBO리그는 올 시즌에도 폭발적인 흥행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추위 이긴 열기 프로야구 팬들이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KT의 시범경기에서 응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일 개막한 2025 시범경기는 주말을 맞아 연이틀 많은 관중이 몰리며 이번 시즌 정규리그 흥행을 예고했다. 수원=연합뉴스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25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이 열린 지난 8일 전국 5개 구장엔 총 6만726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지난해 시범경기 개막전 관중(3만6180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0구단 체제 출범 후 시범경기 개막전 최다관중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인 2015년 3만6589명과 비교해도 83.8%나 는 수치다.

 

13년 만에 시범경기가 열린 청주구장에는 한화와 두산 경기를 직접 보려는 팬들로 9000석 좌석이 매진됐고, 삼성과 SSG의 맞대결이 펼쳐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2만563명이 입장했다. 롯데와 KIA가 맞붙은 부산 사직구장에는 경기장 운영과 관리 편의를 위해 외야석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았음에도 1만7352명이나 몰려들었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의 KT-LG 경기에는 1만3179명, NC와 키움의 경기가 펼쳐진 창원 NC파크에는 7170명 관중이 응원전을 펼쳤다.

 

9일에는 개막전보다 더 많은 발걸음이 이어졌다. 역대 시범경기 일일 최다관중인 7만1288명이 완연해진 봄기운과 함께 야구를 즐겼다. 부산 사직구장은 1만7890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렸고, 대구도 개방된 2만3063석이 모두 판매됐다. 청주구장도 9000석 매진됐고, 수원(1만4057명)과 창원(7278명)에서도 많은 사람이 야구장을 찾았다.

 

2025 KBO리그로 팬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신인들은 시범경기부터 갈고닦은 기량을 뽐냈다. 키움의 전체 1순위 신인 좌완 정현우는 8일 NC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최고 구속 146㎞의 빠른 공과 135㎞의 포크볼을 앞세워 3이닝 무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 완벽투로 프로 무대 신고식을 마쳤다. 전체 7순위 신인 김서준도 3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로 기대감을 높였다. 27순위로 뽑힌 타자 여동욱은 홈런포를 쏘아올리면서 키움은 투타에 걸쳐 신인들이 가장 돋보이는 팀이었다.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우완 정우주도 호투했다. 8일 두산을 상대로 시속 152㎞의 강속구를 뿌리며 피안타 없이 탈삼진 2개를 곁들여 1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삼성의 전체 3순위 신인 좌완 배찬승도 개막전 네 번째 투수로 나서 최고시속 153㎞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며 1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서울고 동기인 김동현(KT, 9순위)과 김영우(LG, 10순위)는 전날 마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김동현이 8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피칭으로 ‘장군’을 부르자 LG의 임시 마무리로 낙점된 김영우도 8회말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멍군’을 외쳤다.

 

두산과 KT가 나란히 2연승으로 선두에 올랐다. 두산은 롯데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해 이틀 연속 톱타자로 나선 김민석의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9일 한화를 4-2로 눌렀다. 개막전도 6-4로 승리했다. KT는 LG를 이틀 연속 5-1, 9-4로 꺾었다. 대구(삼성, SSG)와 창원(키움, NC)에선 4팀이 1승씩 나눠 가졌다. 롯데는 지난 시즌 챔피언 KIA를 8일 4-3으로 이겼고, 9일엔 팽팽한 투수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한편, KBO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공식 도입한 ‘피치클록’ 위반은 3건에 그쳤다. 8일 SSG의 베테랑 투수 노경은이 8회 2사 1, 2루에서 양도근에게 초구를 던지지 않고 시간을 끌다 25초를 지나쳤다. 9일에는 KT 투수 오원석이 1회초 무사 1, 2루 오스틴 딘의 타석에서 초구를 25초 안에 던지지 못했다. 롯데 한태양은 9일 KIA전 9회말에 타자로 처음 위반한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시범 운용을 거쳐 올해 정식 도입된 피치클록 규정에 따르면, 투수는 주자가 있으면 25초, 주자가 없을 때 20초 이내 투구를 해야 한다. 포수는 피치클록 종료 9초 전에 포수석에 위치해야 하고 타자는 8초 전에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 규정을 투수나 포수가 어기면 볼 1개, 타자가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부여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