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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산업 뺏겨”… 트럼프, 韓 공개 저격

기사입력 2025-03-09 18:08:13
기사수정 2025-03-09 1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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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대만 TSMC와 싸잡아 비판
동맹국 안보 분담 압박도 수위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해외에 뺏겼다고 주장하며 대만과 함께 한국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반도체 산업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는데 대만과 함께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분담 측면에서도 일본 등 동맹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첨단 기술에 기반한 경제와 안보 등에서 미국과 밀접한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점차 반도체 사업을 잃었고 이제 그건 거의 전적으로 대만에 있다. 대만이 우리에게서 훔쳐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반도체 사업)을 쉽게 보호할 수 있었다”며 “이제 그건 전부 거의 전적으로 대만에 있으며 약간은 한국에 있지만 대부분 대만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가져갔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공개석상에서 한국을 함께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대만의 TSMC가 최근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고 “우리는 반도체 산업의 큰 부분을 다시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2일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 때 대미 반도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제정된 반도체과학법에 대해선 “엄청난 돈 낭비”라고 재차 비판했다. 반도체법은 미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5년간 총 527억달러(약 76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보조금을 받기로 바이든 행정부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법 폐지 방침을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분담 측면에서도 동맹국들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그는 앞서 6일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향해 “나토 국가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나는 그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거듭 압박했다. 그는 일본에 대해선 “우리는 일본과 좋은 관계이지만 우리는 일본을 보호해야 하는 반면 일본은 우리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며 “그런데 일본은 우리에게서 큰돈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자신이 집권하고 있었더라면 한국이 100억달러(약 14조5000억원)의 방위비를 지불했을 것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