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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쇼크'에 "끝까지 싸운다"…중국, 과거보다 왜 강하게 나오나

기사입력 2025-03-10 10:42:59
기사수정 2025-03-10 10: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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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에서 관세 전쟁을 경험했던 중국이 트럼프 2기에서는 이전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 모든 협상은 대등한 입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산 제품 500억 달러 구매(트럼프 재선 실패로 실제로 이행되지는 않았지만)와 같은 약속을 하며 관세 전쟁을 피하려던 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지난 4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한 뒤 양국 정상이 트럼프와 전화 통화 등을 하며 해결책을 찾으려고 부심하는 것과도 다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사흘전 트럼프와 ‘우호적인’ 통화를 했으나 관세가 부과된 후에는 전화 통화 계획도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은 트럼프의 20%(10%+10%) 관세 부과에 대해 주요 미국 농산물 수입품에 최고 15% 관세를 부과하고 15개 미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일련의 보복 조치를 내놓았다.

 

9일(현지 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쑨윈 연구원은 “(중국으로선) 미국의 관세 부과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쑨 연구원은 “중국이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화나 자비를 구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4일 중국에 20%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주미 중국대사관은 즉각 “미국이 관세 전쟁이든, 무역 전쟁이든, 또는 다른 어떤 종류의 전쟁이든 전쟁을 원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지난 7일 중국 양회 기자회견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어느 나라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중국을 억압하고 봉쇄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 협력을 환영하지만 “계속해서 압력을 가하면 중국이 단호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의 국제안보 및 외교담당 부소장 대니얼 러셀은 트럼프와 아직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결정한 사람은 바로 시진핑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러셀은 “시 주석은 괴롭힘을 당하거나 굴욕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면 전화통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고, 정치적, 전략적 이유로 부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스콧 케네디 이사는 “중국은 이런 일을 전에도 봤고 예상했던 일이어서 트럼프의 충격과 공포 전술에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트럼프 1기에 비해 다른 많은 국가와 더 강력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것도 트럼프 쇼크에 덜 영향받는 이유다. 미국 외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콩을 구매하는 등 주요 제품 수입선을 다각화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중국 상품의 비중도 줄었다.

 

케네디 이사는 “몇 년 전에 비해 충격의 효과를 흡수할 준비가 더 잘 되어 있다”며 “멕시코와 캐나다의 대미 수출 비중이 각각 80%와 75%인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러셀은 “중국은 트럼프를 달래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캐나다와 멕시코가 약간의 관세부과 유예를 얻었으나 결국 더 강한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