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 김하늘 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교사 명모(40대)씨가 구속된데 이어 신상공개도 속도감 있이 진행되고 있다. 명씨는 김양을 살해한 뒤 자해해 최근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대전경찰청은 명씨에 대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오는 11일 오후 2시 청사에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공개 결과는 이르면 11일 늦은 오후쯤 나올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명씨 신상 공개 여부와 관련해 피해자 유가족의 동의서를 받고, 심의위원 7명을 위촉하는 등 심의위 구성·개최 요건 검토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심의위원은 대전경찰청 소속 경찰관들 이외에 법조계·학계·의료계 등 외부 위원들로 구성됐다.
한편 명씨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다. 명씨가 경찰에 “법정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불출석 상태에서 심사가 진행됐다. 명씨는 현재 대전 둔산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다.
명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5시 50분쯤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8살 김하늘 양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후 자해를 시도한 명씨는 정맥 봉합 수술을 받고 20여일간 입원했다.
명씨는 응급실 치료 과정에서 소리 내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자해로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살인이라는 두려운 범죄와 고통 속에서도 웃는 그의 모습에 우울증 등 정신병력과 무관한 반사회적 인격 장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는 결과와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패턴의 만연함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 건강 상태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나 타인에게 일어날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후회나 죄책감의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은 채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특징을 보인다.
수사팀은 명씨의 진료기록뿐만 아니라 휴직·복직을 신청할 때 학교에 제출한 상반된 내용의 진료 소견서의 적절성 여부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범행을 저지른 뒤 웃는 행동이 우울증 등 정신병력과 무관한 반사회적 인격장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한국일보에 “이번 사건은 정신병력보다는 성격과 기질 때문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자신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종료한 뒤 흥분상태가 유지되는 과정에서 잠재적 의식에 남아 있는 만족감이 순간적으로 웃음으로 나타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도 “우울증보다는 성격적인 문제가 심각하게 있었던 거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