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한반도 방어를 위한 ‘자유의 방패’(FS) 정례 연합훈련을 시작한 첫날인 10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전날 FS 훈련에 대해 “침략적이고 대결적 전쟁을 시연한다”며 맹비난한 데 이은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1시50분쯤 북한 황해도 내륙에서 서해 방향으로 발사된 미상의 탄도미사일 수 발이 포착됐다고 공지했다. 합참은 “북한 미사일은 황해북도 황주 인근에서 발사됐다”며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CRBM임에도 한·미 연합연습 첫날이라는 점을 감안해 미사일 발사 공지를 했다는 설명이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하에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하며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1월14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재개된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 포착해 감시해 오다 발사가 이뤄지자 이를 즉각 탐지해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미·일 측과 긴밀하게 공유하는 한편 세부 제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10∼20일 실시되는 FS를 하루 앞둔 9일 “최강경 대미 대응 원칙의 당위적 명분만 더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외무성은 ‘미국이 람발하고 있는 완력행사는 가중된 안보위기로 회귀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보도국 공보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공보문은 “미·한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한사코 강행”하려고 한다며 “우발적인 한 방의 총성으로 쌍방 간의 물리적 충돌을 유발시킬 수도 있는 첨예한 조선반도정세를 극한점 너머에로 끌어올리는 위험천만한 도발적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훈련인 점과 관련해서는 “정권교체와 더불어 불가피하게 경과하는 정책적 모호성과는 무관하게 어김없이 행하여지는 미국의 군사적 광태”라며 “제재와 압박, 대결에 몰두하는 태생적인 대조선관행을 려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습 기간 한·미가 북한 핵무기 시설에 대한 사전 원점 타격을 노리는 ‘작전계획 2022’를 적용하려 기도한다며 경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외무성은 “핵무력의 급진장성을 수반한 신뢰적인 힘을 통하여 조선반도와 지역에 영속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우리의 책임 있는 노력은 배가될 것”이라며 핵무력 강화 노선 방침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