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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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석방’에 경찰, 경호차장 구속·비화폰 확보 ‘빨간불’…경호처 수사 난항

기사입력 2025-03-11 08:52:52
기사수정 2025-03-11 08: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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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단, “구속영장 신청을 계속 검토 중”
“당장 결론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으로 경찰의 대통령경호처 수사가 난항을 맞았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경호처 수뇌부의 신병을 확보한 뒤 계엄 사태 핵심 증거인 비화폰 통화내역 등을 압수수색하려 했는데,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돌발 변수가 생긴 것이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1일 “김성훈 경호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당장 결론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과 이 경호본부장은 경찰의 대통령실 및 관저 압수수색을 수 차례 저지한 ‘강경파’로 꼽힌다.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하고, 대통령실 비화폰 서버 관리자에게 통신내역 삭제를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검찰이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번번이 기각하자 경찰은 서울고등검찰청에 영장 기각이 타당한지 심의해 달라며 영장 심의를 신청했다. 지난 6일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가 구속영장 청구가 적정하다는 결론을 냈다.

 

이에 경찰이 곧바로 김 차장에 대해 4번째, 이 경호본부장에 대해 3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할 지 검토하던 중 윤 대통령이 석방됐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더라도, 김 차장이 “24시간 대통령을 밀착 경호해야 한다”며 불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차장은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할 때 바로 뒤에서 경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 대통령이 관저로 돌아가 ‘김치찌개 저녁식사’를 할 때 김 차장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복귀한 만큼 김 차장이 구속되더라도 경호처가 경찰의 압수수색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경찰은 김 차장이 이미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은 원칙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이뤄진 뒤에도 경호처 지휘부에 대한 신병 확보는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