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은 우방과 경쟁국을 가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통치에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 관계자는 10일(현지시간) 증시 급락과 관련한 기자들 질문에 답변 성명을 내고 “주식 시장의 동물적인 감각과 우리가 업계로부터 실질적으로 파악한 것 사이에는 강한 차이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칠 영향에 있어 후자(백악관이 파악한 것)가 확실히 전자에 비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등 경제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더 큰 혜택을 가져올 것이란 주장이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산업계 리더들이 미국 우선주의 경제 공약인 관세와 규제 완화, 미국 에너지 해방(화석연료 개발 가속화 등)에 호응하며 수조달러의 투자 약속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세계 각국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대미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취합해 성과로 내세우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LG전자도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미 워싱턴DC에 있는 재계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찾아 미 주요 기업 CEO를 만난다. 200명 이상의 회원을 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은 척 로빈스 시스코시스템즈 CEO가 의장을 맡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와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 등도 참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확답을 피한 채 “과도기가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트럼프의 경제 참모였던 스티븐 무어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지난 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는 매우 불안정하다”며 “지금 관세 문제를 부각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무어는 지난 8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를 언급하면서 “고용은 좋지 않았고 소비자 신뢰지수도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 정책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심화시키면서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무어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캠프의 경제고문으로 활동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무어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성차별 발언 등 자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자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