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국세청, ‘홈플러스 사태’ MBK파트너스 세무조사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기사입력 2025-03-12 07:30:00
기사수정 2025-03-11 20:22:08
+ -

국세청이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기업 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 사태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긴급 현안 질의를 열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을 불러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집중 질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뉴시스

◆기업회생절차 돌입 ‘홈플러스’ 사태 일파만파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부터 MBK파트너스에 직원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4국은 통상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비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한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세무조사가 통상 4∼5년 단위로 이뤄지는 정기조사라며 선을 그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막대한 차입금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10년 만인 지난 4일 갑작스럽게 기업 회생절차에 돌입해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특히 자구 노력 없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데다가 신청 직전까지 투자자를 상대로 기업어음(CP) 등을 판매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기 논란이 일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의 파장이 확산되면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임시회의를 열고 18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긴급 현안 질의를 열기로 했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를 비롯해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은행권에서는 홈플러스 기업 회생절차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3000억원 규모로 각 기업당 최대 5억원 내에서 물품대금 결제, 급여 등 운전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협은행도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기업당 5억원까지 신규 대출을 지원한다.

 

◆불황에 교육비까지 4년만에 줄여

 

11일 여신금융협회의 ‘2025년 1월 카드 승인실적’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 관련 대부분의 업종에서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타격을 받았던 숙박·음식점업의 카드 매출은 올해 1월 12조7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00억원가량(1.8%) 줄었다. 가장 타격이 큰 업종은 운수업으로 지난해 1월 1조7800억원에서 올해 1월 1조6500억원으로 7.6% 줄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6조700억원→6조100억원)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1조원→9800억원)의 매출도 각각 1.1%, 1.7% 감소했다.

 

특히 어지간해서는 줄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교육서비스업의 카드 매출도 1조74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 감소했다. 교육서비스업 매출에는 유치원과 정규교육 기관, 사설학원, 기술 및 직업훈련학원 등이 포함된다. 통상 교육비는 가계 소비를 줄일 때 마지막 고려 항목으로 여겨진다. 교육서비스업의 카드 매출이 전년 동월보다 줄어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1년 1월(-12.5%)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모들이 교육비마저 줄였다는 것은 소비심리 위축이 심각한 상황에 달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배달앱에 알뜰폰까지…비금융에 팔걷은 은행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알뜰폰 사업인 ‘우리원(WON)모바일’은 최근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다음 달 중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4월 알뜰폰 서비스를 은행 부수업무로 허용한 지 1년 만이다.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것은 KB국민은행이다. 2019년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통해 임시 허가를 받아 알뜰폰 사업자인 ‘리브모바일(리브엠)’을 선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수는 43만명에 달한다.  

 

국민은행이 포문을 연 알뜰폰 시장은 금융 영역과 비교적 궁합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좌이체 등 통신요금 결제와 연계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충성 고객을 키울 수 있어서다. 신한·하나은행도 직접 사업자를 내진 않았지만 수년 전부터 알뜰폰사업자와 제휴해 요금제를 운영해 왔다. 알뜰폰이 은행의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되면서 이들 은행도 별다른 신고 절차 없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 음식주문 배달 앱 ‘땡겨요’도 이 같은 비금융 진출 사례다. 2020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시작해서 서울·경기·인천을 비롯한 8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고객층을 넓혀나가고 있다. 땡겨요는 타 배달앱과 차별화를 위해 ‘상생배달앱’임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중개수수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2%의 낮은 중개수수료, 빠른 정산,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가 없는 점을 내세워 입지를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