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추진을 망설이고 있다.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에 대해 항고하지 않자 ‘30번째 탄핵’에 나설 뜻을 밝혔다가 역풍을 우려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석방된 이후 매일 의원총회를 열어 심 총장 탄핵소추를 두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당내에 검찰총장 탄핵 필요성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탄핵소추 강행에 따른 ‘역풍’을 우려한 신중론 의견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석열정부 들어 탄핵안 발의만 이미 29번 한 것을 두고 중도층의 반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당 안팎에서도 심 총장 탄핵 추진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우상호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심우정 총장)을 탄핵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 있다고, 잘못한 사람은 다 탄핵하냐? 저도 열 받고 화가 나고 분노하지만 이것이 탄핵할 정도의 중대한 사안이냐는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하려면 위헌적, 법률 위반이어야 하는데 심 총장은 법률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잔수를 둔 것, 잔머리 굴린 것이기에 탄핵 심판으로 가면 기각된다”고 했다.
우 전 의원은 “우리가 강수를 뒀을 때 지지율이 떨어졌고, 저쪽이 오버할 때 우리가 유리했다”며 “화가 나도, 잔수가 다 보여도 우리가 정권을 잡은 다음에 바로잡기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민주당이 심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며 “민주당이 심 총장을 탄핵하면 윤석열정부 30번째 탄핵이다. 가히 세계 기네스북에 오를 기록”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9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야 4당과 함께 원탁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의 석방 문제와 관련해 심 총장 자진사퇴를 촉구하면서 사퇴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후 심 총장이 사퇴 요구를 일축하자 당내 일각에선 심 총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이르면 1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