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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발효…中企 “수출 어려워, 정부 조기협상 나서야”

기사입력 2025-03-12 12:49:53
기사수정 2025-03-12 12: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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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가 12일(현지시간) 발효되면서 국내 철강·알루미늄 수출 기업들의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피해기업 간담회를 열고 긴급대응반을 편성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2일 경기도 화성시 지제이알미늄을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미국 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따른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2일 경기 화성시 지제이알미늄 공장에 방문해 알루미늄 제품 생산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업계에 따르면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 적용 대상은 파생상품까지 총 253개에 달한다. 볼트, 너트, 스프링 등 166개 파생상품은 이날부터 곧바로 관세가 적용되고 범퍼, 차체, 서스펜션 등 자동차 부품과 가전 부품, 항공기 부품 등 87개 파생상품은 미국 상무부의 추가 공고가 있을 때까지 관세 적용이 유예된다.

 

이번 관세 조치로 한국이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철강에 적용받던 기존 면세 쿼터(연간 263만t)는 전면 폐기됐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악화가 불가피해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경연 지제이알미늄 대표는 “올해부터 수출다변화 등을 위해 에어컨, 열교환기 및 변압기 등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부품에 대해 미국 현지기업과 연간 500만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수출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한성 신진화스너공업 대표는 “국내 파스너(금속 접합 부품) 업체가 대기업 외 대체 원자재 공급망 확보가 어렵다”며 “국내 철강·알루미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 등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간담회 참석자들은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 약화 대비 △관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조기 협상 추진 △관세 조치 대응을 위한 정보 제공 강화 등 다양한 대응책을 건의했다.

 

지제이알미늄 직원이 12일 경기 화성시 공장에서 알루미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중기부는 관세 피해 기업에 대해 신속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자 긴급대응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15개 애로신고센터에서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 접수와 상담을 진행한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대상인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목록을 안내하고 상담도 지원할 예정이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의 경영 애로 사유에 ‘보호무역 피해’도 추가한다. 이를 통해 피해 수출 기업은 경영정상화 자금을 지원받고 서류 작업을 간소화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관세 조치 피해 기업에 대해서는 수출 다변화를 우대 지원한다. 5월 예정된 2차 수출 바우처 사업에서 별도 지원 물량을 배정, 수출 전략 컨설팅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며 수출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높다”며 “신속한 지원을 통해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