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12일 서울 광화문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단식농성장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다시 조우했다.

김 지사는 농성 중인 김 전 지사를 만나 “힘을 합쳐 탄핵을 이루자”며 거듭 뜻을 모았다. 이달 10일부터 이틀간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수원 일대에서 조용히 탄핵 촉구 1인 시위를 이어가던 김 지사가 처음으로 장외 단식농성장을 찾은 것이다.
그는 김 전 지사에게 “조기 탄핵과 완전한 탄핵을 주장하는 분들과 뜻을 같이하고 싶어 광화문 집회 현장에 왔다”며 “지금의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 빠른 탄핵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각도 같고 뜻도 같으니 다 같이 힘을 모아 내란을 종식하자”고 제안했다.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신분인 김 지사는 단식농성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한 대규모 장외투쟁에도 나서지 않았다.

이날 방문은 대전 충남대에서 특강을 마치고 귀경하던 김 지사 일행이 서울역에서 광화문 농성장으로 발길을 돌리며 성사됐다.
앞선 충남대 강연에선 “계엄·내란의 종범들 모두 감옥에 갇혀있는데 수괴는 개선장군처럼 나와 활개 치는 상황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학생들에게 “앞으로 만날 대한민국에 대한 얘기, 중심 또는 그 첫 번째는 탄핵의 완성, 즉시 탄핵, 100% 탄핵”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은 대선 전략을 얘기할 때가 아니고 빨리 계엄과 내란의 종식 그리고 탄핵을 조기에 완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권 교체 이상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기에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은 모두의 나라이며 대통령의 나라도 아니고, 특정한 정당의 나라도 아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돼야 한다. 나라가 선진국이 아니라 국민 각자가 내 삶이 선진국이 되는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13일 ‘진보의 상징’인 광주시를 찾아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더 큰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의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한 데 이어 27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선 개헌의 당위성을 역설한 바 있다.

특히 이날 대전 방문은 충북 음성 출신인 김 지사가 최근 충청지역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는 안팎의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김 지사의 행보는 모두 탄핵 성사에 무게가 쏠렸다. 다만, 탄핵정국에서 ‘선공후사(先公後私)’를 내세우는 김 지사는 되도록 정치색을 표출하지 않으려 보폭을 조율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어질 포스트 탄핵정국에선 이 대표와 각을 세우며 당내 입지와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를 제외한 다른 민주당 내 잠룡들과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지지율 상승세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