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정부의 연금 지급 규정 개정에 반대하는 도심 시위가 유혈 폭력 사태로 비화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아르헨티나 치안부는 12일(현지시간) 의사당 주변에서의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기물을 파손한 혐의 등으로 100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은퇴자 연금 지급안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과정에서 노령층을 중심으로 수급 조건을 까다롭게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연금을 받지 못하게 될 위기에 놓인 사람들이 수십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위 과정에서 격렬한 응원 문화로 알려진 아르헨티나 프로 축구클럽 팬들도 대거 동참하면서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축구 팬들은 연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은퇴자들의 지원 요청에 호응해 의사당 주변에 집결해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설물을 부수거나 경찰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격하게 항의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이날 오후에 벌어진 충돌 사태로 경찰관을 포함한 최소 5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라나시온과 클라린은 보도했다.
비슷한 시간 아르헨티나 의사당 안에서는 ‘리브라 코인 스캔들’에 휘말린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여부를 논의할지를 두고 여야 의원이 욕설과 고성을 주고받거나 몸싸움을 벌였다고 라나시온은 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가상자산 리브라를 홍보했는데, 해당 밈 코인 거래가는 몇 시간 만에 90% 넘게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