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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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공안”…중국인학생, 수원 군시설 등 수천장 촬영

기사입력 2025-04-10 06:00:00
기사수정 2025-04-09 23: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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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건 2명, 2∼3번 방한해 ‘불법’
1명은 “아버지 중국 공안” 진술
당국, 과거 불법촬영 이력 추적

경기 수원시의 공군기지에서 이·착륙 중인 전투기를 무단으로 촬영하다 적발된 10대 중국인 고교생들의 사진기에서 관제시설과 전투기 모습이 담긴 수천장의 사진이 발견됐다. 이 중 한 명은 “아버지가 공안(公安)”이라고 진술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려 3차례나 입국해 4∼5일씩 한국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 수원공군기지에서 우리 공군 F-5(제공호) 전투기 2대가 이륙하고 있다. 뉴시스

9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수원의 공군 제10전투비행단 부근에서 전투기 무단 촬영(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중국인 고교생 2명은 지금까지 3차례, 2차례씩 방한한 적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금까지 수원 공군기지는 물론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K-55), 주한미군기지(K-6), 청주 공군기지 등 한·미 군사시설 4곳과 인천·김포·제주국제공항 3곳도 불법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당국은 촬영 대상 중에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분류되는 전투기 등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동시에 이들이 사진을 찍은 시간과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들 중 자신의 아버지가 중국 공안이라고 진술한 고교생 A군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 지난달 입국 기록이 나왔다. 또 다른 고교생 B군은 지난해 하반기와 지난달 방한해 A군과 함께 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입국 직후부터 한·미 군사시설과 주요 국제공항 부근을 돌아다니면서 망원렌즈가 달린 DSLR 카메라 2대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다량의 전투기 사진을 촬영했다. 특히 이들이 입국한 지난달 18일은 한·미연합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 훈련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과거에도 이 같은 일을 저지른 적이 있는지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아울러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을 바탕으로 이들이 입국했을 때 또 다른 군사시설이나 공항, 항만 등 국가 중요시설에 방문한 사실이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이들을 형사입건하고 출국정지 조처한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는 협의체를 구성해 대공 용의점 등이 있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