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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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순식간”… 8년 전 ‘진보1강’ 文, 보수 맹추격에 ‘진땀’

기사입력 2025-04-10 18:28:28
기사수정 2025-04-10 21: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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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탄핵 때 판도와 비교해보니

안철수, 2주 만에 25%P 급상승
“경선 컨벤션 효과·후보 단일화 등
조건 갖춰지면 민심 요동칠 수도”

“尹 심판론에 정권교체 여론 굳건
어대명 판도 뒤집긴 무리” 시각도

‘민심의 요동’은 8년 만에 반복될 것인가. 제21대 대통령선거(6월 3일)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민심이 요동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심이 많은 후보를 오가며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과 고착화한 정권교체 여론을 이유로 “변동 가능성이 적다”는 시각이 맞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주로 보수 진영에서 민심의 요동을 기대한다. 진보 진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선두주자’ 지위를 굳히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후보들이 난립하며 뚜렷한 강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보수 진영 안팎에서는 경선을 통한 컨벤션 효과와 보수층 결집, 후보 단일화등의 ‘조건’이 합쳐질 경우 이 전 대표 지지율을 따라잡을 인물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주인공이었다. 한 자릿수대 지지율이던 안 후보는 그해 4월 4일 국민의당 대선 후보 확정 전후로 지지율이 수직상승, 불과 2주 만에 지지율이 10%에서 35%로 25%포인트 급등(한국갤럽 기준)했다. 안철수 후보만 수직 상승했던 것은 아니다. 민주당 경선이 진행되던 2017년 2월 둘째주. 충남지사였던 안희정 예비후보의 지지율은 19%로, 1주일 전과 비교하면 9%포인트, 한 달여 전(1월 1째주, 3%)에 비하면 여섯 배가량 급등했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층에 안희정 예비후보가 우호적인 언급을 하자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안희정 예비후보에 지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은 결국 진영 대결”이라며 “보수 진영과 중도까지 아우르는 단일 후보가 나온다면 아무리 대선 기간이 짧더라도 민심의 급변이 가능하고, 결국 승패를 예상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유영하 TV 캡처

‘12·3 비상계엄’과 헌정 사상 두 번째 현직 대통령 파면이라는 사태로 확고해진 정권교체 여론에 따라 민심 풍향이 바뀌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8%, ‘정권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7%로 오차범위를 벗어났다.(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파면 사유가 개인 비리였기 때문에 보수 진영 후보들의 급부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보수 진영 후보들이 조기 대선 정국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무관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중도층은 탄핵당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에 절대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 경쟁구도가 치열하지 않은 점도 민심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의 근거로 제시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전 의원 등 이른바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권교체에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았으나, 지난달 26일 이 전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조기 대선의 핵심 변수는 사실상 제거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지안·박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