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또 말바꾼 트럼프 “상호관세 90일 유예”

기사입력 2025-04-10 17:57:26
기사수정 2025-04-10 23:26:09
+ -
발효 13시간 만에 전격 발표
中엔 21%P 더해 125% 부과
美·中 관세전쟁 확전 우려 고조
코스피 급반등… 2440대 회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13시간여 만에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관세 10%만 부과하기로 했다. 대신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올려 중국에 화력을 집중했다.

서명하는 트럼프, 곤혹스러운 장관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9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보는 앞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가별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13시간여 만에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관세 10%만 부과하기로 했다. 보복 조치에 나선 중국에 대해선 125%를 부과하기로 해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추가 맞대응 조치를 발표한 중국에 대해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전날 대중국 상호관세를 34%에서 84%(총 104%)로 올린 데 이어 다시 21%포인트 올린 것이다. 이어 중국을 뺀 75개 이상 국가가 미국과 협상에 나서고 보복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이들에 대해선 “90일간 (국가별 상호관세를) 유예 및 상당히 낮춘 10%의 상호관세를 승인했다. 이 또한 즉각 시행된다”고 말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튿날 15개국에서 상호관세 인하를 위한 구체적 제안을 해왔다며 “(협상)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 중이며 결승선에 거의 가까워진 거래가 많다”고 말했다. 15개국이 어디인지는 밝힐 수 없다며 “대통령이 (협상 우선순위로) 어느 나라에 중점을 둘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0시를 기해 한국에 대해 발효된 상호관세 25%도 90일간 유예됐으며 10% 기본관세만 부과된다.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25%)는 유지된다.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앞으로 90일 동안 협상에 진전을 보여 관세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전 세계에 대해선 휴전, 중국에 대해선 확전 양상을 띠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희망컨대 머지않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중국이 미국과 다른 나라를 갈취하던 날들은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용납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대중국 관세 추가 인상에 대해선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세 유예조치로 뉴욕 증시가 수직 상승하면서 10일 국내 유가증권시장도 불기둥을 뿜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6.6% 오른 2445.06으로, 코스닥 지수는 5.97% 오른 681.79로 장을 마감했다. 급등세에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 조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또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대비 27.7원 내린 1456.4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김수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