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토하셨어요" 만취 승객들에 1억5000만원 뜯어낸 택시기사

기사입력 2025-04-10 20:15:27
기사수정 2025-04-10 20:25:20
+ -
경찰, 상습공갈 혐의로 택시기사 구속송치

술에 만취한 승객을 태운 뒤 잠든 사이 택시에 토를 한 것처럼 ‘가짜 토사물’을 뿌려 돈을 뜯어낸 기사가 검거됐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상습공갈 혐의로 택시 기사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승객이 만취해 잠든 사이 죽, 콜라, 커피 등으로 미리 만들어둔 가짜 토사물을 택시 안에 뿌려 합의금을 받는 방식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택시 뒷좌석에 토사물 뿌려 놓은 모습(왼쪽), 트렁크에서 보관하고 있던 쇠고기죽과 커피. 서울경찰청 제공

A씨는 만취 승객을 선별해 택시에 태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손님을 데리고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운 뒤 자신의 얼굴과 택시에 가짜 토사물을 뿌리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운전 중 폭행을 당했다며 운전자 폭행으로 처벌받으면 1000만원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하면서 형사합의금, 세차비용, 파손된 안경 구입비 등 명목으로 적게는 30만원부터 많게는 600만원의 합의금을 받아냈다.

 

경찰은 입금 계좌와 카드 내역 등을 분석해 A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160여명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추산했다. A씨의 범행은 최근 한 승객이 운전자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덜미가 잡혔다.

 

이 승객이 ‘만취해도 절대 토하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표하자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토사물 감정을 의뢰하면서 A씨의 범행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이후 만취한 것처럼 A씨의 택시에 탑승한 뒤 범행 장면을 채증하고 경기 남양주시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