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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없으면 감염률 90%”…‘이것’ 다시 고개 든다

기사입력 2025-04-12 05:00:00
기사수정 2025-04-12 07: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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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홍역 환자 급증…해외 유입이 주원인…방역당국 “여행 전 백신 접종 필수”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다시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대부분의 감염이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인 만큼, 방역당국은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국민들에게 홍역 백신(MMR) 접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홍역 환자는 총 3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8명)보다 무려 94.4% 증가한 수치다.

 

감염 경로를 살펴보면 해외에서 감염된 사례가 전체의 67.7%(23명)를 차지한다. 이 중 22명은 베트남, 1명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뒤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2명(34.3%)은 이들과 접촉해 국내에서 2차 감염된 사례로 파악됐다.

 

연령대별로는 성인(19세 이상) 환자가 25명으로 전체의 71.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환자 65.7%(23명)는 MMR 백신을 한 차례도 접종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홍역은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전염력이 매우 강한 질환이다.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 감염자와 접촉할 경우 감염률이 90% 이상에 달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고열, 발진, 기침, 결막염, 구강 내 회백색 반점(코플릭 반점) 등이 나타난다.

 

홍역 감염 환자에게 나타나는 홍역 발진 및 구강 내 반점. 미국질병관리본부(Centers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

최근 홍역 유행은 유럽, 중동, 아프리카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도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캄보디아(544명) △중국(539명) △베트남 및 필리핀(각 144명) 등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WHO로부터 ‘홍역 퇴치국’으로 인증받았지만, 매년 해외 유입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23년에는 8명이, 2024년 들어서는 벌써 49명이 홍역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질병관리청은 “향후에도 해외 유입에 따른 홍역 환자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해외 유행국 방문 전 반드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미접종자는 사전에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1세 미만의 영유아는 MMR 백신 접종이 제한적인 만큼, 해당 연령대 아동을 동반한 가족은 홍역 유행국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출국해야 할 경우에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접종 시기를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홍역 유행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출국 최소 6주 전까지 MMR 백신 2회 접종(4주 간격)을 완료해야 한다”며 “여행 후 발열이나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

감염병 전문가들도 철저한 예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전 세계적으로 홍역 유행이 확산되면서 국내 유입 사례도 빠르게 증가 중”이라며 “특히 백신 미접종자나 면역력이 없는 경우, 감염 위험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홍역은 감기와 유사한 초기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폐렴이나 뇌염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예방이 필요하다”며 “특히 해외 유행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홍역은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라며 “개인의 건강은 물론,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강조했다.

 

◆해외여행 전 홍역 예방 체크리스트

✔과거에 MMR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했는지 확인

✔백신 접종 기록 없거나 불확실할 경우 기관 문의

✔방문 국가의 홍역 유행 상황 등 전반에 대해 확인

✔현지에서 의료기관 이용 방법, 비상연락처를 준비

✔여행자 보험에 전염병 치료 보장 포함됐는지 확인

✔귀국 후 3주간 발열, 발진 등 홍역 증상 여부 관찰

✔증상 발생 시 즉시 보건소 또는 병원 방문할 준비


김현주 기자 hjk@segye.com